[미네르바의 눈] 우크라이나 사태로 천연가스 가격 급등 예상, 도입 관리 만전 필요
우크라이나 사태, 수급 타이트한 국제 천연가스 시장에 타격
러시아 비중 10% 이하이지만 글로벌 시장에 타격 주기에 충분
동북아 천연가스 현물시세도 최근 급등 추세
우리나라, 유럽에 비해 안정적 여건이나 향후 대응에 만전 필요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의 제재 움직임이 시작되자 그동안 러시아와 천연가스 분야에서 긴밀히 협조해 왔던 독일이 제재의 일환으로 2월 22일 노르트스트림2를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제 천연가스시장 뒤흔들어
바로 직전 2월 19일에는 EU 차원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을 대상으로 카타르 등으로부터의 장기도입물량을 유럽으로 일시적으로 돌리고 차후에 갚는 스왑을 급하게 요청해왔다.
그러나 우리 LNG 수급 상황도 그리 녹록치 않은 점을 감안하여 정부는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그렇지 않아도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인하여 두 배 이상 가격이 급등한 국제 천연가스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 수급 격차가 8% 정도로 타이트한 상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세계 천연가스 연간 수요는 약 3.5억톤인 반면 공급 능력은 3.8억톤으로 수급 격차가 약 8% 수준의 매우 타이트한 상황이다.
천연가스는 유사한 화석연료인 석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최근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 특히 중국, 일본 및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석유 메이저 쉘에 따르면 2040년 전세계 LNG 수요는 2021년 대비 거의 두 배로 증가한 연간 약 7억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약 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어 이번 독일이 노르트스트림2의 인가를 철회한 것처럼 러시아로부터의 PNG(배관을 통한 천연가스 도입) 도입물량이 중단될 경우 선박으로 수송하는 LNG 수요는 단기간에 급증할 것이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에너지 및 전력시장이 상당 부분 민영화되어 있는 유럽 각국은 최근 낮은 상태에서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던 국제 천연가스 가격 추이를 감안하여 도입 가격에서 불리한 장기계약으로부터 현물시장에서의 도입 비중을 늘려온 것이 문제를 가중시켰다.
• 러시아 천연가스, 물량은 적지만 글로벌 시장에 타격 주기에 충분
2020년 기준 천연가스 주요 5대 수출국은 호주(22.4%), 카타르(22.4%), 미국(13.0%), 러시아(8.5%) 및 말레이시아(6.9%)로 5개국의 비중은 73.3%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공급 조절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셰일가스(Shale Gas)의 비중이 높은 미국의 점유율은 2021년에 호주 및 카타르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러시아의 비중은 상위 3개국에 비해 약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향후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전세계 천연가스 수급이 매우 타이트하여 작은 수요량 변동에도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탄소중립 등에 따라 친환경 연료로의 대체라는 장기적 요인과 단기적으로는 코비드-19 글로벌 팬데믹 요인에 더하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예상치 못한 요인이 겹쳐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향후 상승 추세 하에서 단기간의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 동북아 천연가스 현물가격도 최근 급증 추세
이는 천연가스 현물가격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 및 대만에 중요한 JKM(Japan Korea Marker)을 기준으로 2018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는 2020년 12월 14.3달러를 제외하고는 최저 2달러에서 최고 9.0달러 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했을 뿐이다.
그러나 2021년 5월 10.4달러를 시작으로 이후 계속 상승추세를 보여 급기야 비수기인 2021년 9월 31.1달러로 급상승하면서 2021년 11월 약 36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다소 하락하기는 했으나 2022년 2월 현재 29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최근 장기도입 계약 성사 등으로 우리는 나은 상황이나 관리에 만전 기할 필요
상황이 갑자기 곤란해진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는 천연가스 장기도입 비중이 80% 정도로 절대적일 뿐만 아니라 최근 장기계약 도입 성사가 잇달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다.
장기계약의 만료 이전에 다른 장기계약으로 대체하는 작업이 순조로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즉 2009~2018년 기간 중 체결된 장기계약은 총 6건에 연간 1400만톤에 달하였다.
최근에는 2017년 미국 셰일가스 전으로부터 장기계약에 의거 연간 280만톤에 달하는 미국산 LNG를 도입하고 있고 2019년에는 BP와 15년에 걸친 연간 158만톤 도입계약을 체결하였다.
2021년 7월에는 카타르와 2025년부터 20년간 연간 200만톤 규모의 도입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 14년 동안 매년 130~155만톤 정도를 장기계약에 의해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향후 계속 증가할 국제 천연가스 수요에 대비하여 장기적이고 다변화된 자원외교 등 능동적이고 탄력적인 대응 전략을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