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베드, 사업화성공의 디딤돌 (3)] 싱가포르, AV 테스트베드 세계 최고를 지향(下)
[기사요약]
싱가포르 정부, 지속적으로 모빌리티 미래 비전 제시
2017년 CETRAN 오픈 이래 50여대의 AV 테스트 시행
일반도로, 공공소로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해서 다양한 AV 실증 진행
싱가포르가 테스트베드 최적지로 부상하게 된 요인에 주목해야
기업에서 혁신활동으로 만든 제품·서비스가 실험실 환경을 벗어나 실세계 환경에서는 제대로 작동할까? 공공기관에서 기획하고 제안한 정책이 실제 효과를 보이며 의도대로 적용 가능할까? 실제상황과 같은 엄격한 환경에서 제품·서비스를 테스트하여 불확실성을 제거 또는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수행하는 테스트베드, 실증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자율주행자동차를 비롯하여 첨단산업의 다양한 제품·서비스 성공을 위해 테스트베드, 실증사업은 필수이다. 이와 관련하여 테스트베드, 실증사업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지난 1월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URA, Urban Redevelopment Authority)은 AV 기술의 가능성과 ‘미래의 도시 싱가포르’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지를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AV로 도시 모빌리티 재고하기(Reimagining Urban Mobility with Autonomous Vehicles)”라는 이름의 전시회는 AV 소개, AV를 어떻게 안전하게 적용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도시가 어떻게 재설계되는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AV의 안전한 적용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이 테스트베드를 활용한 실증사업이며, 이 전시회에서는 CETRAN(The Centre of Excellence for Testing and Research of AVs - NTU)을 소개하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AV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CETRAN을 비롯한 다양한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다(※ 2월 28일 “싱가포르, AV 테스트베드 세계 최고를 지향(上)” 참조).
• 다양한 자율주행 이동수단을 실증에 투입
2017년 CETRAN이 오픈한 이래 50여대의 자율주행 이동수단이 싱가포르 도로 및 공공소로를 달리면서 센터의 테스트를 받고 승인을 얻었다.
40여대의 AV는 무인택시, 버스, 도로청소차 등이며, 또다른 10여대는 주로 공공소로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해서 상품운송, 음식배달 등의 업무를 실증 테스트했다.
AV 개발 스타트업 누토노미(nuTonomy)의 무인택시는 자신의 집부터 전철역과 공공교통시설까지 이어주는 교통수단 역할을 수행했다. 누토노미의 AV는 운전자 없이 자동 스티어링, 장애물 감지, 차선 변경, 신호등 감지 등 다양한 기능을 테스트했다.
2019년에는 NTU(난양기술대학교)와 볼보가 협력하여 12미터의 탄소배출 제로 AV 버스를 실증했는데, 사업 참여자들에 따르면 이 시도가 이 정도 규모의 버스에서는 세계 최초였다고 한다.
실증에 투입된 볼보 전기버스는 36개 좌석에 최대 80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동일크기의 기존 디젤버스에 비해 80% 적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싱가포르에서는 AV와 관련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는데, 그 중에는 일반도로가 아닌 공공소로에서의 상품운송, 음식배달 테스트도 포함되어 있다.
2021년 2월부터 1년간 테스트하는 ‘커리어스(Couriers)’라는 이름의 무인배송로봇은 소비자 맞춤형(On-demand)으로 쌀·기저귀와 같은 식료잡화, 유통기한이 있는 음식이나 꽃, 관리가 필요한 약에 이르는 다양한 물품을 배송한다.
• 싱가포르는 AV 테스트베드의 최적지로 주목
일부 분야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싱가포르는 AV 관련 다양한 테스트가 실행되고 있는데, 싱가포르가 AV 테스트베드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싱가포르 정부가 적극 참여하는 산·관·학 파트너십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교통부(MOT), 국토교통청(LTA) 도시재개발청(URA) 등 중앙정부와 산하조직·위원회 등이 만들어져 협의체를 구성해서 AV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다양한 테스트베드가 실증사업에 적극 활용되어왔다.
또한 싱가포르는 AV실증하기에 좋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경쟁력 리포트(Global competitiveness report)에서 싱가포르의 도로 인프라 수준은 최고 등급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환경조건은 싱가포르가 자동차생산 강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이 싱가포르를 AV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토요타, 볼보, 푸조를 비롯해서 현대자동차도 싱가포르에서 AV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 참여와 호응 또한 AV 실증 성공의 핵심요인 중 하나이다. 앞서 KPMG의 자율주행 자동차 준비지수(AVRI)에서 언급했듯이 싱가포르의 AV에 대한 소비자(시민)들의 수용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서울에서도 지난 2월부터 상암동 일대를 테스트베드로 해서 AV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3월에는 강남구 강남대로, 테헤란로, 언주로 등 주요 도로에서 테스트를 수행한다.
실증과정에서 시민들에게 불편사항이 발생할 수도 있고 사고 위험 가능성도 존재한다. AV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실증사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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