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인가 플랫폼인가? (3)] 테슬라, 모빌리티 전환을 주도(下)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3.08 00:30 ㅣ 수정 : 2022.03.08 00:30

테슬라, 지난해 AI 데이에서 전략 방향성 발표
슈퍼컴퓨터와 칩까지 자체 설계 및 생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제시
AI 데이는 기술과 전략 방향 제시와 함께 첨단IT인력 독점 추구를 암시
첨단IT인력 독점과 내재화 모델로 전기차 제조사 넘어 물류 혁신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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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업계 글로벌 1위인 테슬라가 2021년 최대 실적인 93만 대를 판 반면 2위인 폭스바겐은 4분의 1 수준인 22만 대 정도에 그쳤다. 폭스바겐 및 GM과 더불어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갖춘 현대/기아차는 14만 대였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부품 수도 훨씬 적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지만 테슬라조차 사업을 시작한 2003년 이래 지금 100만 대급 생산에 이르기까지 거의 20년이 걸렸다. 그런데 전기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의 총아로 진화하고 있다. 테슬라를 필두로 글로벌 기업들의 전기차 전략을 살펴보고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국내 전기차 전략을 생각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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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esla]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테슬라는 전기차와 관련하여 미래 방향성을 선도할 신기술을 매년 발표하여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19년 자율주행 데이, 2020년 배터리 데이에 이어 테슬라는 2021년 8월 19일 AI 데이를 통해 세 가지 핵심적 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 지난해 AI 데이에서 자율주행 AI와 관련된 기술을 공개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지, 판단 및 제어를 통해 주변 사물을 인식하면서  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 가운데 우선 인지와 관련하여 자사 모델에도 채용했던 고가의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완전히 배제하고 카메라와 센서만의 조합으로 얻어진 여러 2차원(2D) 데이터를 하나의 3차원(3D)으로 통합하여 위치 및 사물을 식별하는 기술을 발표하였다.

 

‘Pure Vision Driving’으로 명명된 이 기술은 입체적으로 통합되어 파악된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순환신경망(RNN: Recurrent Neural Network)을 통해 지도의 예측력을 높이고 최적 경로탐색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테슬라는 자체 내에 1천 여 명으로 구성된 매뉴얼 레이블링 조직을 운영함으로써 이미지 정보의 인공지능 기반 하에 자동 레이블링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최근 구글 자율주행팀의 웨이모(Waymo)가 수백 대 수준의 테스트 주행 결과를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것이 현재 주행 중인 테슬라차로부터 생성되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와는 물량차원에서 비교가 되지 않지만 인공지능 기술에서는 질적인 우위가 있으므로 단순히 양적 비교에서 차이가 다를 수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전세계에 운행되고 있는 약 200만대에 달하는 테슬라차를 통해 이미 약 80억km의 주행정보가 축적되어 있으며 매년 약 90억km 이상의 다양한 주행 환경의 데이터가 축적될 예정이다.

 

따라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있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관련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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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insideevs.com]

 


• 자체 슈퍼컴퓨팅 기술도 제시

 

테슬라의 자율주행 체계는 운행되는 각각의 자동차가 독자적으로 수행하기보다는 데이터를 테슬라의 중앙 슈퍼컴퓨터에 보내고 이를 AI로 학습하여 다시 각 자동차가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체제로 되어 있다. 따라서 테슬라 본사내에 뛰어난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테슬라는 이러한 AI학습을 위한 슈퍼컴퓨터 개발을 위해 D1칩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가장 우수한 반도체로 평가되고 있다.

 

D1칩은 경쟁 제품인 NVIDIA의 A100에 비해 16% 빠른 연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초당 데이터 처리량은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D1칩을 25개로 묶어 트레이닝 타일을 구성하고 다시 트레이닝 타일 120개를 조합하여 슈퍼컴퓨터인 Dojo 컴퓨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슈퍼컴퓨터는 특히 같은 가격의 슈퍼컴퓨터 대비 4배의 성능을 보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전력소모율도 77% 정도로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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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슈퍼컴퓨터 개념도 [출처=eetasia.com]

 


• 인공지능 로봇인 테슬라봇(Tesla Bot)도 발표

 

테슬라는 로봇 전문기업이 아님에도 AI 데이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키 177cm에 몸무게 57kg 정도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테슬라봇이었다. 이 로봇은 시속 8km로 보행이 가능하고 약 20kg 무게의 짐도 운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아직은 디자인 단계일 뿐 실제 로봇을 시연한 것은 아니지만 테슬라사는 발표 당시 향후 1년 내에 시제품을 출시할 것을 선언하였으므로 빠르면 올해 여름이 지나면 실제 테슬라봇의 출시 소식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테슬라는 이러한 자체 기술/전략의 발표에 그치지 않고 AI 데이에서 전세계 첨단IT인력을 대상으로 테슬라가 구인광고를 하는 형식의 프레젠테이션을 하였다.

 

이를 통해 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에 모빌리티를 선도하기 위해 관련 H/W 및 S/W의 핵심인력을 거의 독점적으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는 테슬라의 전략을 짐작할 수 있다.

 

핵심인력의 독점은 기술의 독점을 의미하고 기술의 독점은 결국 자체 플랫폼에 의한 시장의 독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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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인 테슬라봇 [출처=foxbusiness.com]

 


• 플랫폼 지향하는 테슬라, 21세기 물류 독점을 노리다

 

실물경제의 핵심은 단순화하면 시장을 지배할 새로운 제품/서비스의 공급인 제조 분야와 함께 물류를 들 수 있다.

 

고대 실크로드 시대에서부터 21세기인 지금까지 제조와 함께 물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양대 원천으로 변함없이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각종 배달 앱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는 아마존, 국내에서는 쿠팡 등 물류는 단순히 제품을 배송하는 차원을 넘어서 제조업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특히 코비드-19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해 물류의 중요성은 더욱 재확인되었다.

 

따라서 자율주행 기술을 내재화하고 이를 위해 자체 슈퍼컴퓨터를 만들며 나아가서 휴머노이드 제작까지 지향하는 테슬라의 전략은 단순히 전기차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즉 자율주행의 완성을 바탕으로 각종 모빌리티 시장을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로 장악함으로써 21세기 물류시장에서의 지배적 위상을 차지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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