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러시아 ETF 상장폐지 ‘눈앞’…불개미들 ‘비명’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러시아와 우르크라이나의 전쟁 리스크로 국내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의 가치가 폭락하며 심할 경우 상장폐지까지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투자 기회로 생각해 매수한 ‘불개미’들의 비명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주간 국내 유일 러시아 ETF인 ‘KINDEX 러시아 MSCI(합성)’를 2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ETF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지난달 25일에는 개인 순매수 금액이 183억원으로 국내 ETF 중 1위였고,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는 포스코(170억원)과 기아(165억원) 등 대형주를 제친 7위 규모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운이 고조된 2주 동안 해당 ETF의 가격은 3만120원에서 1만70원으로 66% 폭락했다.
여기에 더해 각국 주요 금융투자기관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심각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금융 지수업체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등은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증시를 자사 지수에서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MSCI는 오는 9일부터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달러의 가격을 적용하기로 결정하며 사실상 ‘0원’이 될 전망이다.
이에 거래소는 ‘KINDEX 러시아 MSCI(합성)’의 가치도 0원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해당 ETF를 지난 7일부터 거래 정지하겠다고 발표했다.
ETF의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투자자들의 유의를 당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해당 종목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러시아 관련 지수 산출 방식변경으로 인해 투자자가 적정 순자산가치(NAV)를 참고해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 관련 상품에 나타나는 하락세는 특수 상황이라며, 저가 매수를 노리는 것은 부적절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주가 하락과 동시에 자금 유입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에 대한 러시아 증권 매각 금지 조치와 변동성 확대로 인한 ETF 상장폐지 가능성 증가 등을 감안하면 이 ETF는 투자대상으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러시아는 7일(현지시간) MSCI 신흥국 지수 퇴출에 이어 미 투자은행 JP모건의 모든 채권지수에서도 제외될 전망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달 31일부터 JP모건의 신흥시장채권지수(EMBI)와 신흥시장국채지수(GBI-EM), 신흥시장회사채지수(CEMBI) 등에서 러시아 채권이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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