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파업 끝나더니 이제 태업"...택배노조-대리점연합회 갈등 재점화

김소희 기자 입력 : 2022.03.08 16:17 ㅣ 수정 : 2022.03.09 07:07

택배노조, 도착상품 배달 지연-일부상품 배송거부-토요배송 거부 나서
대리점연합회, 태업에 따른 고객 신뢰 추락 우려.."법과 원칙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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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열린 '공동합의 성실 이행 촉구 택배노동자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와 대리점연합회간 협상이 타결돼  65일간 이어진 파업이 마침내 끝났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업무 정상화 첫날부터 공동합의문 이행을 두고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회간 이견차로 갈등이 재점화됐다. 

 

택배노조는 8일 오후 2시 CJ대한통운 본사 앞 등에서 공동합의 이행, 집단해고 중단을 촉구하는 택배 노동자 결의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협상 타결 이후 양측은 지난 3~5일 동안 부속합의서를 제외한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7일 오전까지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표준계약서 작성이 미진해 현장 복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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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욱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파업 사태 관련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동합의문에는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 기존 계약 관계가 유지되도록 지원△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복귀△모든 조합원은 서비스 정상화에 적극 참여하고 합법적 대체 배송 방해 금지△개별 대리점에서 이번 사태로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이 진행되지 않도록 협조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택배노조는 파업 종료 후 태업을 진행 중이다. 태업은 표면적으로는 일을 하면서 집단적으로 작업 능률을 저하시켜 사용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쟁의 행위다. 

 

택배노조가 긴급 지침으로 내린 태업 형태는 △오전에 임의로 배송에 나선 후 도착하는 고객 상품은 다음날 배송하는 도착상품 지연인수 △임의로 정한 일부 상품의 배송거부 (미배송 상품은 대리점장 등이 직접배송) △토요일 배송해야 할 상품을 월요일에 배송하는 토요 배송 거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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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가 파업 중단 후 업무를 재개한 지난 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CJ대한통운 지점에서 직원이 택배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대리점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 2일 서명한 공동합의문 2항에는 모든 조합원은 서비스 정상화에 적극 참여하고 합법적 대체 배송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며 “태업은 서비스 정상화가 아닌 서비스 차질이며 명백한 공동합의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택배노조의 태업 진행으로 강성 조합원이 밀집된 경기도 성남. 광주. 울산, 경남 창원, 강원 춘천 등 일부지역에서는 복귀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대리점연합회는 “태업을 지속하는 것이 서비스 정상화라고 하면 어떤 고객이 우리를 믿고 배송을 맡기겠느냐”며 “서비스 정상화는 그동안 불편과 심려를 끼친 고객과 택배종사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인데 택배노조에서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리점 입장에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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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열린 '공동합의 성실 이행 촉구 택배노동자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택배노조는 태업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한다.

 

택배노조 측은 “쟁의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공동합의문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서비스 정상화를 '쟁의권 포기'로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해 이를 표준계약서 전제조건으로 삼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고 노조활동에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모든 조합원들의 계약해지가 철회되고 부속합의서 없는 표준계약서가 작성되며 집하제한이 해제될 때까지 현장에 복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노조 파업이 끝나 택배 정상화를 기대했다"며 "이들 갈등이 다시 시작되면서 택배 배송 정상화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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