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통해 알려진 CJ제일제당 노동조합 추진, 한국노총 산하로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1953년 설립 이후 70년 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오던 CJ제일제당에서 노동조합 결성이 추진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사실이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는 점이다. 블라인드는 다양한 직장인 뿐만 아니라 전문직 종사자들도 참여해 속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익명 대화방이다. 대학생들이 애용하는 '대나무숲'과 성격을 갖는다.
이 곳에 지난 9일 CJ ENM 소속직원으로 표기된 A씨가 'CJ 첫 노조 설립 진행 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CJ 제일제당 노동조합 위원장 강상철입니다"면서 "우리 제일제당에서 많은 분들이 바라셨지만 아무도 가지 못했던 노동자합의 길을 이번에 가보려합니다"고 말했다. A씨는 "합리적인 보상 그동안 무시되었던 요구 등 이제는 한 목소리를 내어 보여줄 때라 판단하였습니다"면서 "지금도 조용히 많은 분들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많은 가입 및 지원 부탁드립니다"고 가입을 호소했다.
그는 노조 가입 창구가 되는 카카오 채널 링크를 소개하면서 "지금도 조용히 많은 분들이 가입하고 있습니다"며 "집행부에서 개개인의 정보의 보안을 최우선 사항으로 철저히 보호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혹시 개인정보 노출로 인한 사내 불이익을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약속인 셈이다.
이어 "제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핫바리 취급받으며 일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불만을 토로한 뒤 "응원 부탁해요 여러업의 형님들"이라고 말을 맺었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 임직원 일부는 이미 노조 집행부를 꾸리고 관련 카카오톡 채널 계정을 개설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집행부측은 'CJ제일제당 노동조합' 카카오톡 채널 안내문을 통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식품산업노련)을 상급 단체로 두고 있다"면서 "등기임원을 제외한 CJ제일제당 법인 임직원 모두 노조에 가입할 수 있으며, CJ그룹 다른 계열사의 경우 필요하면 한국노총과 연결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가입자 본인이 가입 여부를 발설하기 전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측에서 이를 확인할 수 없다"며 "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 내에서도 특정 인원을 제외하면 가입자를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CJ제일제당 노조 집행부측이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는지 여부, 노조 가입을 신청한 직원의 규모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