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같은 혁신을 원하는 최태원 SK회장, '토니'로 불러달라 주문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일 11일 오후 서울 SKT 본사 수펙스홀에서 이 회사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아폴로'(가칭 태스크포스 구성원 320명과의 화상회의 미팅을 주재했다. SKT 회장으로서 첫 공개 행보다. 최 회장은 지난달 21일 SKT 무보수 미등기 회장으로 보임됐다.
아폴로는 1969년 최초로 달착률에 성공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11호'의 이름을 본 뜻 것이다. 그만큼 혁신적 성과를 거두자는 취지이다.
SKT에 따르면, 타운홀 미팅 현장에는 최 회장 외에 유영상 SKT 대표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아폴로 TF는 SKT의 차세대 AI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아폴로 팀원들은 AI분야의 최고 인재급이라고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들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모색하기 위해 미팅을 추진했다고 한다.
그룹 총수가 젊은 인재들과의 미팅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최 회장은 이 점을 인식한 것 같다.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서 자신에 대한 호칭 변경부터 주문했다. SKT 임직원들이 서로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방식 그대로 자신도 영어 이름 '토니(Tony)'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야 수평적 소통이 이뤄진다는 설명도 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2시간 동안 AI비즈니스의 비전과 개선과제에 대해 토론했다. 최 회장은 패널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에서 "플랫폼 기업들과 그들의 룰대로 경쟁하긴 어려우니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의미 있는 도전을 하자"며 "아폴로는 SKT를 새로운 AI 회사로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변환)하는 역할인 만큼 이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술 외에도 게임·예술·인문학·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사내외 전문가를 활용해 중장기적인 AI 전략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를 관리할 '브레인 조직' 미래기획팀을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특히 아폴로 TF를 정규조직으로 확대해 인력과 자원을 보강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아폴로가 SK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결집하는 구심점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최 회장이 AI를 SKT의 미래사업뿐만 아니라 SK 그룹 전체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확신을 보인 것이라는 게 SKT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