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격 초비상 러시아 우크라 세계 밀 수출 30% 차지, 비료부족까지 겹쳐 최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EU가 주도하는 세계 각국의 러시아 제재로 국제유가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의 110달러대를 돌파했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올연말 최고 185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금속과 곡물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몰고올 파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급등하는 것은 국제원유 가격만이 아니다. 곡물 가격 역시 무섭게 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밀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세계 밀 수출의 30%를 차지한다.
지난해 러시아가 2600만톤, 우크라이나가 1780만톤을 수출했는데, 올해는 러시아가 3650만톤, 우크라이나가 2250만톤의 수출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전쟁이 모든 것을 뒤바꿔 놓았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여파로 밀 파종시기임에도 파종을 포기했으며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밀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집트의 경우 수입 밀의 8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밀 선물가격은 작년말 600~700달러 선에서 움직였으나 올들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직후에는 1300달러를 웃돌았다.
지금은 가격이 다소 내려갔지만 여전히 11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옥수우와 대두, 식물성 기름 역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쟁 이전부터 심상치 않았던 비료가 지금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비료의 중요 연료인 천연가스가 수출차질을 빚음에 따라 암모니아, 요소 등 비료 생산시설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와 공기를 원료로 만들어지며, 요소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생산되는데, 핵심원료인 천연가스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비료공장들은 생산량이 반 토막이 난 상태로 알려졌다. 비료의 품귀현상과 가격 급등이 이어지면 향후 곡물가격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실제 요소비료의 경우 톤당 가격이 1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작년말과 비교하면 4배 가량 뛴 것이다.
러시아의 일방적인 침공으로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을 되찾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최악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식량위기는 올해, 또는 내년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곡물위기와 관련해서 국내 증시에서는 미래생명자원, 팜스토리, 효성오앤비, 누보, 남해화학 등 곡물 관련주와 비료 관련주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