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aT공사의 김치외교 (하)끝] 중국산이 만든 김치무역수지 적자 '불명예' 씻어낸 수훈갑, 미국수출 연평균 41% 증가

모도원 기자 입력 : 2022.03.23 07:25 ㅣ 수정 : 2022.03.23 07:25

김춘진 aT 사장..미국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에서 김치의 문화적 힘을 키우는 중
중국의 문화공정 반박과 수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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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 김치 축제 런던 2021' 행사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공사) 사장의 미국 내 ‘김치의 날’ 재정 추진은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경영전략으로 평가된다. 김치를 자국 문화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문화공정에 맞서 한국이 김치의 종주국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김치의 미국 수출 규모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나아가 영국, 아르헨티나, 일본 등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서 김치를 홍보하며 수출을 촉진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가 주류사회에 김치를 대표적인 K푸드로 각인시킬수록 김치 수출시장은 확대되기 때문이다. 김치의 문화적 힘을 키우는 게 수출시장 개척과 확대의 수훈갑이 된 셈이다.    

 

■ aT의 LA지사 관계자, "김치의 날 제정은 미 주류사회에 김치를 알리고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

 

김 사장도 이 같은 경제적 효과를 강조해왔다.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김치의 날’ 제정 당시 “김치의 날 제정은 김치가 한국의 대표 음식임을 미국 사회에 알리는 데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미국뿐 아니라 유럽, 신남방 국가 등 전 세계적으로 한국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T공사의 LA지사 한 관계자는 22일 뉴스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국김치 수출 2위 국가로 중요한 시장이다”라며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 대상으로 저변을 확대해 한국식품의 위상을 제고하고 김치 붐을 조성 중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발의해주신 버지니아주 아린 신 의원과 뉴욕주 론킴 의원은 한국계 의원들로서 평소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고 한국계 미국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애쓰고 계시는 분들"이라면서 "김치의 날 제정은 김치를 미국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는 상징적 효과와 이를 통한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2021년 2825만달러를 수출한 한국김치 2위 수출국가로 2011년 279만 달러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성장한 중요 시장"이라면서 "교민 뿐만 아니라 현지인 대상 저변확대를 통해 한국 식품 위상을 제고하고 김치 붐을 조성 중이다"고 설명했다. 

 

■ 김치 무역수지 분석해보니... 연평균 대미 김치수출량은 연평균 41% 상승, 1위 수출국인 일본 상승율 12%를 큰 폭으로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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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실제로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김치의 날’을 추진한 김 사장의 노력은 실제 대미 수출 확대로 이어져 결실을 맺어가는 모양세다.

 

본지가 관세청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김치 수출중량은 역대 최대인 7950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 5년 내 가장 큰 규모다. 총 수출액 또한 2825만 달러로 2017년(725만 달러) 대비 290% 가량 증가했다.

 

한국김치 수출 1위 국가는 일본이다. 지난해 일본으로 수출한 김치 수출중량은 2만1376톤에 달하며 수출 금액 또한 8012만 달러로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일본의 김치 수출중량은 2017년 1만3680톤에 불과했으나 연평균 12% 상승해 5년 사이 56%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폭은 미국이 훨씬 가파르다. 최근 5년 동안 대미 김치 수출중량은 연평균 41% 상승했다. 

 

■ 중국산 저가 김치 수입으로 인한 김치 무역수지 적자, 대미 수출 증가 덕분에 12년 만에 흑자구조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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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대미 김치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한국의 김치 무역수지 또한 12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한국의 김치 수출액은 1억5992만 달러를, 김치 수입액은 1억 4074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김치 무역수지는 1917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무역수지 2305만 달러를 기록한 뒤 줄곳 매년 적자를 이어오다 처음으로 김치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한 것이다.

 

한국의 김치 무역이 12년 동안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 시달려온 것은 대부분의 김치를 중국으로부터 값싸게 수입한 것에 기인한다.

 

지난해 한국의 김치 수입액은 총 1억4074만2000달러다. 같은 기간 중국으로부터 구입한 김치 수입액은 1억4073만7000달러로 사실상 99%에 이르는 대부분의 물량을 중국에 의존한 것으로 집계됐다.

 

■ 미국 넘어 일본, 영국, 아르헨티나까지 김치 홍보 활동 주력

 

김춘진 사장의 '김치 외교'는 미국을 넘어 세계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aT공사는 지난 8일 일본에서 열린 '제47회 도쿄식품박람회'에서 김치와 떡볶이 등 다양한 K-푸드를 선보였다. 

 

영국에서는 런던 레스토랑들과 지난해 11월 26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국 김치 축제 런던 2021'(Korean Kimchi Festival London 2021) 행사를 개최, 한식 강좌를 수료한 현지 조리사들이직접 개발한 김치 메뉴를 판매하도록 했다. 이날 행사에는 고급수제버거집 어네스트버거 프랜차이즈 40개 매장을 비롯해 총 44개 매장이 참여했다. 각  매장에서는 김치 샐러드부터 김치 피자와 김치 버거 등 다양한 메뉴를 맛 볼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 연방 상원은 지난해 10월 '김치의 날' 제정을 의결했고, 주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은 다음 달인 11월 22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팔레르모 공원에서 김치의 날 기념식과 김치 음식 체험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와 같은 김치 외교의 확장에 힘입어 김치 수출 대상국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7년 기준 김치 수출 국가는 69개국에서 지난해 89개국으로 29% 늘었다. 일본의 경우 김치 수출액은 2017년 4557만 달러에서 2021년 8012만 달러로 76% 증가했다.

 

기노선 aT공사 수출식품이사는 “올해는 코로나19 완화 추세로 일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 한국식품에 대한 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김치 종주국으로서 다양한 김치 제품을 비롯해 K-분식, 기능성표시식품 등 다양한 수출 유망품목이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aT공사와 김춘진 사장의 '김치 외교'는 중국의 문화공정에 반격을 가할 뿐만 아니라 저가 중국산 김치로 인한 김치무역 적자 탈피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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