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난해 순이익만 54%↑, 1위는 한국투자증권...4분기는 반토막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2020년에 이어 지난해도 대부분 영업부문에서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58곳의 당기순이익은 9조9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2% 증가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는 주식투자 열풍으로 수수료 이익이 급증한 데다 기업공개(IPO) 초대어급 상장과 투자은행(IB) 부문 실적, 자기매매이익 등 대부분의 영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해서다.
특히 2020년에는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곳이 미래에셋증권 1곳뿐 이었다가 지난해는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곳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증권사들이 ‘성과급 잔치’에 나섰다. 월 기본급의 1000% 안팎을 성과급으로 준 곳도 늘었다.
증권사별로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762억원으로 1위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9367억원과 8061억원으로 뒤를 이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이 1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위에서 1위로, 삼성증권은 5위에서 2위로 껑충 올라서며 당기순이익 기준 순위 변동이 발생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전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3060억원으로 1분기(2조9945억원) 대비 56% 감소하며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수수료수익도 3조9143억원으로 1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올해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갈등, 통화 긴축 등 3대 주요 악재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증시가 부진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9조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뒀으나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증가세가 꺾이고 있어 향후 이익 감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분기 들어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해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2조 5000억원이었다가 4분기 1조 3000억원으로 48% 줄어 앞으로도 이익규모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분기 역시 이달 초 기준 실적 추정치가 있는 주요 증권사 5곳(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가 1조52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251억원)보다 24.9% 감소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테이퍼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외 유동성 축소 영향으로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1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며 "이는 발행시장 축소와 IB 수익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증권사 지난해 수수료수익 16조8048억원, 23% 증가...전 부문 고른 성장
항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증권사 수수료수익은 16조8048억원으로 전년(13조6435억원) 대비23.2% 증가했다.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수탁수수료는 13.8% 증가한 8조70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8507억원으로 전년보다 3032억원(55.4%) 늘었다.
IB부문 수수료와 자산관리부문 수수료는 각각 5조1901억원과 1조369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9%와 3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자기매매손익은 4조9675억원으로 53.4% 증가했다. 주식관련이익은 1조7013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9800억원(710.4%) 늘었다.
채권관련이익은 2조1639억원으로 57.7% 감소했으나 파생관련손익은 1조1023억원으로 168.8% 늘어났다. 기타자산손익은 4조5966억원으로 전년(3조8769억원) 대비 7197억원(18.6%) 증가했다. 판매관리비는 12조936억원으로 1조9323억원(19%) 늘었다.
전체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620조원으로 전년대비 9조9000억원(1.6%) 증가했고 부채총액은 542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542조3000억원)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평균 순자본비율은 745.2%로 전년 말(698.6%) 대비 46.5%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이익 증가 등에 따른 순재산액(자본총계) 및 후순위차입금 등 가산항목 증가에 따른 영업용순자본이 증가한 것이 반영됐다.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636.4%로 전년 말(692.4%) 대비 56%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