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포스코·해수부, 제철 소재로 패각 사용해 폐기물 없애고 환경도 보호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현대제철, 포스코 등 국내 대표 철강업체가 해양수산부(해수부)와 손잡고 패각을 제철 소재로 사용해 수북이 쌓인 패각을 없앤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굴이나 조개 껍데기인 패각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사용해 제철 비용을 줄이고 해수부는 패각 야적장에 처리되지 않은 패각을 제거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게 됐다. 패각은 제철 과정에 들어가는 석회석의 대체재가 된다.
해수부는 23일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령안이 준비됐다며 오는 5월 3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입법예고가 끝나면 규제 심사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7월 21일부터 관련 법령이 본격시행된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 재활용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두 업체는 지난해 패각 재활용 기술을 이미 개발했지만 관련 법규가 마련되지 않아 시행에 나서지 못했다.
■ 해수부, 패각 재활용 촉진 발벗고 나서
해수부는 패각 재활용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관련 법률에 대한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령안을 마련했다.
수산부산물 종류에는 굴, 전복, 홍합, 꼬막, 바지락, 키조개 등이 포함됐으며 이번 제정령안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은 수산부산물 재활용 확대 추이를 지켜본 후 향후 추가할 방침이다.
기존 ‘폐기물관리법’ 체계는 수산부산물을 건축자재 원재료, 비료, 사료, 공유수면 매립지역 성토재 등으로만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패각 처럼 석회석 대체재, 화장품, 의약품, 식품 첨가물 원료 등에 활용될 수 있다.
■ 철강업계 첨단 기술력에 힘입어 환경 보호와 소재 대체효과 거둬
해수부의 입법 예고 조치로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패각이 ‘소결공정’에 사용되는 석회석 성분과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 여수바이오와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했다. 그 결과 여수바이오는 지난해 9월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얻어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소결공정은 가루 형태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덩어리로 된 광석)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이다. 이때 석회석은 소결광 형태를 구성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 경남과 전남 지역 어촌에 패각 폐기물 92만t이 수년째 방치돼 폐수, 분진, 악취 등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다"며 "해수부의 이번 조치로 지역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석회석 대체재를 무료로 확보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패각 약 92만t을 제철공정에 활용하면 약 41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는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어 공기를 청정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 포스코, 해수부의 3각 협력체제를 통해 폐자원이 사라지고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