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회사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올해 들어 오스템임플란트와 계양전기에서 각각 2000억원대, 200억원대 횡령 사건이 일어난 데 이어 최근 이동통신업체 LG유플러스와 화장품업체 클리오에서도 회사 직원이 거액의 횡령을 저질러 논란이 되고 있다. 

상장기업의 횡령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재계에서는 회사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막을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정도면 내부 통제가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니냐는 탄성도 나온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본사에 근무하는 영업직 팀장급 직원이 고객사와의 거래에서 수 십억원을 횡령하고 연락이 두절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이 직원을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이 직원과 대리점 등을 상대로 횡령 여부에 대한 감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 직원은 B2B(기업간 거래)를 담당해 왔으며 대리점과 모의해 허위 매출로 수수료를 부풀려 횡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 금액은 4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이 직원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화장품업체 클리오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클리오는 23일 제출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통해 횡령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클리오는 횡령 발생으로 22억2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채권 11억1709만 원, 재고자산 5억607만 원, 거래처 피해 보상액 5억9721만 원 등이다.

클리오는 "회사 영업직원 1명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직원에 대해 올해 2월 4일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계양전기도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횡령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계양전기는 지난달 대리급 직원이 6년간 재무제표를 조작한 방식으로 245억 원을 횡령해 재판에 넘겨졌다. 올해 초 오스템인플란트에서는 2000억 원의 횡령 사건이 일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기업에서 잇따라 직원 횡령이 일어나는 것은 회사내 감독기능이 먹통이라는 얘기"라며 "비리 직원의 횡령을 처벌하는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사 자금부서와 회계부서가 자금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횡령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업무상 횡령에 대한 처벌은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부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