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2029년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 뛰어든다
우주탐사 플랫폼 시스템 설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천문연, 항우년 등과 함께 소행성 탐사와 달 착륙 사업 추진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위성·방산업을 하는 한화시스템이 지구에 ‘초근접’하는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한화시스템은 30일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함께 추진하는 ‘우주탐사 기준 플랫폼 시스템 설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민간 기업 한화시스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정부출연연구기관 천문연, 항우연과 함께 소행성 탐사와 달 착륙 등 우주탐사 프로젝트 기반이 될 ‘밑그림’을 그리게 됐다. 이 같은 한화시스템의 협력은 세계적 추세인 민간 주도 우주개발 ‘뉴스페이스(Newspace)’로 가는 전환 과정인 셈이다.
이번 협력이 가장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 탐사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9년 지구에 초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를 탐사하는 국내 첫 독자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일 이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 63빌딩 높이의 약 1.5배인 370m짜리 소행성 아포피스는 2029년 4월, 지구 3만1600㎞ 상공을 통과한다.
이는 고도 3만6500㎞에 떠 있는 천리안 위성보다 약 5000㎞ 가깝다. 300m가 넘는 소행성이 이렇게 지구를 스쳐 지나는 것은 수천 년, 길게는 2만 년에 한 번 있는 일이다.
태양계 초기 모습을 간직한 아포피스가 지구에 접근하면 중력 영향을 받아 궤도 지름이 늘어나고 자전축이 틀어지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포피스 탐사는 ‘국내 기술로 만든 우주 탐사선’을 ‘국내 발사체’로 쏘아 올려 이런 변화를 관측·촬영하는 게 목표다.
아포피스 탐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한국의 우주탐사 기술 발전과 더불어 태양계 진화 역사를 규명하는데 학술적으로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에서 한화시스템이 담당하는 것은 우주탐사 기준 플랫폼 설계다. 이 플랫폼은 아포피스 탐사나 달 착륙 프로젝트가 추진되면 밑그림으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이 총 체계를 담당하고 ㈜한화 고효율 추진시스템 기술과 쎄트렉아이 경량화 전장시스템 기술이 함께 활용된다. 한화그룹의 우주산업을 한 데 모은 ‘스페이스허브(Spacehub)’의 앞선 기술력이 총동원되는 셈이다.
아포피스 탐사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탐사선은 2027년 10월 발사된다. 탐사선은 지구 궤도를 벗어나 지구-달 사이 거리(약 38만㎞)의 220배가 넘는 약 8400만㎞까지 멀어진다. 탐사선이 점점 빨라져 초속 30㎞가 넘는 아포피스 속도를 따라잡으면 그 때부터 약 10㎞ 거리를 두고 ‘동행비행’을 하면서 변화를 관측한다. 한국 기술로 이렇게 빠르게, 멀리까지 탐사선을 보내는 건 처음이다.
정부와 민간 기업이 밑그림 단계부터 함께하는 우주 프로젝트는 앞으로 관련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2029년 아포피스 탐사를 통해 확보한 탐사선 경량화·고효율 추진시스템 등 핵심기술이 2030년대 달 착륙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방식으로 우주탐사 사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런 과정 전반에 민간 참여 비중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기술이 이전되고 앞으로 민간 기업이 하나의 우주 프로젝트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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