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한덕수 찬반논쟁, 본질은 국무총리 직무능력을 둘러싼 시각차

서예림 인턴기자 입력 : 2022.04.04 17:45 ㅣ 수정 : 2022.04.04 17:48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5개 정부에서 차관급 이상 고위직 역임
윤석열 정부의 총리 된다면 6개 정부 고위직 역임이라는 대기록 쓰게 돼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개혁성 중 국무총리의 자질로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두고 여론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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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있다.

 

[뉴스투데이=서예림 인턴기자] 노무현 정부 시절에 국무총리를 지냈던 한덕수(73) 씨가 또 다시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자리에 올랐다. 한 후보자는 정권이 교체되어도 진보와 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중용돼왔던 인물이다. 지역색이나 정치색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도덕성 등 개인적인 흠결이 적어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덕분이었다. 

 

한 후보자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치열하다. 당리당략을 따지는 여야정당 간의 이견이 첨예할 뿐만 아니라, 국민여론도 엇갈린다. 두터운 경륜과 정치색이 엷은 스타일이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을 책임지기에 적임자라는 의견과 참신성이 없는 과거 인물 기용이라는 비판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국무총리라는 직업이 어떤 직무능력을 필요로 하느냐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경륜'과 '개혁성' 중 무엇이 우위에 놓이느냐에 따라 한 후보자 기용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다.  

 

우선 한 후보자는 '경륜' 면에서 보면 최상위 카드라고 볼 수 있다. 5개 역대 정부에서 차관급 이상 고위직을 지냈다. 2개는 진보 정부이고 3개는 보수 정부이다. 윤석열 정부의 총리가 된다면 6개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관료라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김영삼 정부에서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냈다. 이어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우리나라 최초 FTA(자유무역협정)인 한·칠레 FTA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의 경제 수석이 되었다.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국무조정실 실장 그리고 경제부 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기도 했다. 게다가 한미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한미 FTA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마침내 노무현 대통령은 그를 참여정부의 마지막 총리로 발탁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대사로. 박근혜 정부에서는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장을 그만둔 뒤 2015년에는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청주세계무예마스터집 공동조직위원장, 지속가능전력정책연합 초대 의장을 지니며 계속해서 승승장구를 이뤘다. 그리고 15년만에 다시 국무총리 후보자로 귀환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3일 한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분”이라고 소개하며 “한 후보자가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 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제, 외교, 통상교섭 등에 걸친 한 후보자의 다양한 국정경험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여론의 반응도 많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지금의 상황에서 유능하고 묵직한 인재가 필요했는데 잘 선택한 듯 하다”, “윤 당선자의 실력 위주 인재등용이 빛을 발휘할 것을 기대한다”와 같은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경륜에도 불구하고 73세라는 고령의 나이로 인해 청년층과의 소통이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혁신적 정책을 펴기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새 정부의 첫 내각 인선인 만큼 참신한 인재를 뽑아주길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후보자는 3일 윤 당선인이 후보자 지명을 발표한 뒤 인수위원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대내외적으로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라 매우 무겁고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모시고 실현될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서 총리 자리에 오른다면 훗날 평가는 '실적'에 의해 달라질 전망이다.  그 때가 되면, 총리의 직무역량으로 '경륜'과 '개혁성' 중 무엇이 더 중요한 지에 대한 객관적인 결론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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