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지방은행, 자기자본비율 뒷걸음질…잠재부실 우려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04.05 08:55 ㅣ 수정 : 2022.04.05 23:44

지난해 금융지주 뺀 은행 자기자본비율 뒷걸음질
지방은행 순익 확대 불구 일제히 건전성 빨간불
경남은행 총자본비율 전년比 1.92%↓, 감소폭 최대
대규모 구조조정 나선 외국계 은행도 BIS 비율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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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이 대출 확대와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지방은행의 경우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BIS자기자본비율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슬림화를 추진 중인 외국계 은행 또한 자기자본비율이 감소세를 보이며 건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1년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BIS기준 보통주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총자본비율은 12.99%, 14.19%, 15.53%로 전년 대비 각각 0.54%포인트(p), 0.72%p, 0.53%p 상승했다.

 

지난해 대출증가 등으로 위험가중자산 증가(112조8000억원, 5.8%)했지만 이익확대, 증자 등으로 자본(27조7000억원, 9.7%)이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총자산 중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이다. 자기자본은 직접적인 금융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안정된 자본이므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보통주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 총자본비율을 각각 7.0%, 8.5%, 10.5% 이상 유지토록 규제하고 있다. 금융 체계상 중요한 은행(D-SIB)은 총자본 규제비율이 1%포인트 가산돼 11.5%가 적용된다. 지방은행의 경우 비율을 10.5%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단순기본자본비율 규제는 3.0%로 운영 중이다.

 

국내 은행권은 자본비율을 규제 안정권 내 유지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중에는 하나지주의 총자본비율이 16.29%로 가장 높았다. 신한지주 16.08%, 우리지주 15.95%, KB지주 15.78%를 보였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10%p, 0.35%p, 1.11%p, 0.50%p씩 상승한 수치다. 농협금융지주 또한 15.43%를 기록, 전년대비 0.25%p 증가했다.

 

지방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DGB지주, BNK지주 또한 자본비율(총자본기준)이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2.54%, 0.68% 등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은행만 따로 놓고 보면 자기자본비율은 뒷걸음질 쳤다.

 

금융지주를 제외한 국내 20개 은행의 평균 단순자기비율은 6.42%를 기록, 전년대비 0.07%p 감소했다. 총자본비율은 16.62%로 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금융지주를 제외할 경우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총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1.40%p 상승한 제주은행(17.22%)을 제외한 지방은행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경남은행의 경우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총자본비율이 15.94%로 전년대비 1.92%p 감소, 지방은행 중 가장 많이 줄었다. BIS비율을 추산하는 기준인 위험가중자산(RWA)도 21조8236억원으로 1년새 8.25%(1조6614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방은행 평균(7.8%)보다 높은 수치다. 

 

경남은행에 이어 부산은행도 전년대비 1.48%p 감소한 17.05%를 기록했고 광주은행도 1.11%p 줄어든 16.49%를 기록했다. 대구은행은 0.96%p 줄은 16.57%, 전북은행은 0.44%p 감소한 14.07%의 자본비율을 보였다.

 

4대 은행 중 우리은행(-1.19%)를 제외하고 신한은행(–0.24%p), 국민은행(–0.30%) 등의 감소폭이 1%p 미만인 것과 차이를 보인다.

 

외국계 은행들도 줄줄이 자본비율이 하락했다. 특히 씨티은행의 경우 전녀보다 3.14% 감소한 16.92%를 기록,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감소폭을 보였다. SC제일은행 또한 0.27%p 감소해 15.20%를 기록했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씨티은행의 경우 지난해 7960억원의 당기순손실, SC제일은행도 전년대비 50.3% 감소한 12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는데 그쳤다. 

 

반면 지방은행의 경우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자산건전성 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BNK·DGB·JB금융지주 등 3대 지방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조800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대비 47%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BNK, DGB, JB금융지주가 지난해 각각 7910억원, 5031억원, 506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보다 52.3%, 47%, 39.4% 성장했다.

 

은행의 경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4026억원, 230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33.8%, 30.5% 성장한 수치다. DGB대구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3300억원으로 지난 2020년 2383억원과 비교해 38.5% 늘어났다. 

 

지방은행의 성적표를 보면 전북은행은 전년 대비 25.0% 증가한 182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광주은행도 전년 대비 21.7% 증가한 194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금리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확대됐지만 일부 은행의 연채율 증가 등 자산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지 않은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의 경우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이 0.61%, 연체율 0.43%을 기록했다. NPL의 경우 전 분기(0.46%)보다 증가해 지방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율도 3분기(0.28%)를 기점으로 0.15%p 증가하며 더딘 개선세를 보였다. 

 

특히 BIS비율을 추산하는 기준인 위험가중자산(RWA)도  21조8236억원으로 1년새 8.25%(1조6614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방은행 평균(7.8%)보다 높은 수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험가중자산이 자본에 비해 더 많이 증가하거나 자본이 감소하면서 씨티, SC, JB, 수협 등 6개 은행은 총자본비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자본건전성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추가 금리 인상과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등 부실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은행들의 자산건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종료, 금리인상 등으로 향후 부실이 확대될 수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은 은행이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의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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