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최계운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의 '교육 CEO' 비전, 공교육 '고정관념' 깨나

서예림 인턴기자 입력 : 2022.04.07 07:31 ㅣ 수정 : 2022.04.07 07:31

보수 단일후보 선출되면 진보 단일후보인 도성훈 교육감과 '양강구도' 형성할 듯
4명의 보수 후보 중 최계운 교수가 인천시 학력향상을 위한 구체적 공약 제시
'교육CEO'공약, 공교육은 평등 중시하고 수월성 억제한다는 고정관념 탈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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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가 지난 달 29일 OBS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OBS동영상 캡쳐]

 

[뉴스투데이= 서예림 인턴기자] 6월1일 실시되는 인천시교육감 선거의 보수후보 단일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보수 대 진보' 양강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범보수교육감단일화추진협의회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후보 3명의 단일화 합의를 발표했다. 이대형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 박승란 전 숭의초 교장 등이 그들이다.

 

최계운 교수는 범보수 단일화를 표방하는 인천미래교육연대(인교연)가 지난달 21일 이배영 인천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의 합의를 받아내 추대한 단일후보이다.

 

이대형 회장은 지난 1월 다른 보수교육감 단일화 단체인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올교실)를 통해 고승의 전 시교육청 관리국장이 예비후보를 사퇴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단일후보가 됐다. 

 

진보와 보수 포괄한 다자구도서 차기 인천교육감 적합도는 도성훈, 최계운, 허훈, 이대형 순으로 나와 / 60%넘는 부동표 향배에 따라 판세 요동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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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가 지난 달 29일 OBS에 출연해 교육 CEO의 강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OBS동영상 캡쳐]

 

이들 3명의 보수 후보는 오는 14일 정책토론회를 통해 비전 경쟁을 벌인다. 이를 토대로 오는 22~23일 여론조사 70%, 1만500명 선거인단 투표 30% 등의 방식을 통해 최종 단일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또 다른 보수 후보인 허훈 하이텍고 전 교장은 이 같은 단일화 방식을 거부한 상태이다. 허 전 교장은 3명 중 단일후보가 결정되면 자신과 최종 단일후보를 가리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명 중 선출되는 단일후보가 보수진영의 정당성을 갖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6~27일 경인방송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진행한 '3월 정기여론조사'의 '차기 인천교육감 적합도' 조사에서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도성훈 현 교육감이 1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최계운 예비후보 5.6%, 허훈 예비후보 4.8% , 이대형 예비후보 4.6% 등이 잇는다.

 

보수 후보 중에서는 최 후보가 오차 범위내에서 리드하고 있다. 3명의 보수 예비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그 지지율 총합은 도 교육감보다 3% 포인트 높다. 보수 단일후보라는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보수 진영은 2014·2018년 두 차례 선거에서 단일화 실패로 인해 진보 진영을 이기고도 교육감 자리를 넘겨준 바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허 전 교장도 결국 단일화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경우 승부처는 부동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후보 없다' 및 '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부동층이 61.1%에 달하기 때문이다. 어떤 후보가 교육소비자의 니즈를 정조준한 개혁비전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표심은 요동칠 전망이다.

 

4명의 보수 후보 중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의 '교육 CEO'공약 눈길, '원도심 복합교육혁신센터'는 교육실용주의 정책 / 교육CEO에 담긴 발상의 전환...'학력 향상'을 위한 공교육의 주도적 역할을 선언

 

보수 단일후보는 도 교육감의 '전교조 중심 교육'을 정면 비판하면서 교육개혁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보수 후보들은 공약면에서 뚜렷한 특징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이와 관련해 최계운 교수가 '교육CEO(최고경영자)'를 핵심 공약으로 발빠르게 제시해 주목된다.

 

'이념'이 아니라 교육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를 충족시키는 교육혁신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전교조를 지지기반으로 삼은 도 교육감이 '이념' 중심의 교육을 고집함으로써 곪아터지고 있는 인천의 공교육 문제점을 수술대에 올려서 대수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최 교수는 5일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 자격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교조 폐단 종식'을 선언했다. 그리고 교육격차 해소, 교육비리 청산, 교육환경 개선 등의 3대 교육목표를 기반으로 10대 핵심공약의 실천을 약속했다.

 

10대 핵심공약은 원도심 복합교육센터 건립,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전면 확대, 사교육비 부담 줄이는 학원비(바우처) 지원, 교장공모제 폐지, 컨설팅 전담교사 확대, 신도시 학교 신·증설 등이다. 

 

이 같은 공약은 학생들의 심각한 학력 하향평준화와 구도심과 신도심 간의 교육 격차라는 인천시의 대표적 공교육문제 2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CEO로서 교육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전력투구하는 게 새 인천시교육감이 실현해야 할 교육혁신이라는 주장이다.

 

진보교육감 체제하에서 '학력향상'을 위한 경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지배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교육은 인성교육이나 교육의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왔다. 최 교수의 교육CEO 공약은 이런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학력향상'을 위해 공교육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선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학력저하된 원도심에 '교육복합혁신센터' 설립해 일타강사와 대학교수 고용 / 사교육 시장의 역량을 공교육 현장에 투입해 학력 향상 추진 / "교육 혁신 성공시키려면 교육감은 재정확보하는 CEO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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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와 OBS 유영선 앵커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OBS동영상 캡쳐]

 

이와 관련 최 교수는 지난달 29일 OBS와의 인터뷰를 교육CEO로서의 혁신 비전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최 교수는 "2020년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보면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인천시가 꼴찌였고 교육감 직무수행평가도 4년 내내 꼴찌 혹은 꼴찌에서 2등이었다"면서 "얼굴 들기가 부끄러울 정도이고 반드시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능성적과 같은 주요 학력의 하향화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것이다. 학력향상에 대한 교육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게 공교육의 책무라는 인식은 그 자체가 발상의 전환이다.  

 

실제로 교육감 직선제 이후 줄곧 기초학력 부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나근형 전 교육감 시절인 2011~2013년에는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이 3년 연속 전국 수능성적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최 교수가 제시한 원도심과 신도심 간의 교육격차 해소를 통한 학력향상 대안은 교육CEO라는 비전을 잘 설명해준다. 그는 "원도심은 교육 중심, 신도심은 행정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학력수준이 떨어지는 원도심으로 교육청을 이전해서 교육시설과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도심에 설립될 '교육복합혁신센터'가 대표적 실천방안이다. 그는 "원도심에 교육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일타강사, 대학교수 등 유능한 선생님들이 지역의 방과후 교육을 담당하게 할 것"이라면서 "혁신센터 선생님들이 좋은 '대우'도 받고 '보람'도 느낄 수 있도록 재정을 마련하는 CEO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교육 시장의 역량을 공교육 현장에 투입함으로써 인천지역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사교육비 들이지 않고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구분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효율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CEO의 발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교장공모제 폐지 공약도 진보 단일후보인 도 교육감을 정면으로 겨냥한 내용이다. 지난 2020년에는 도성훈 현 교육감의 측근 비리가 밝혀져 구설에 올랐다. 인천시교육청이 실시한 내부형 초등학교 교장 공모제에서 면접시험 문제와 예시 답안이 사전에 유출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 교육감의 전교조 출신 전 보좌관과 대변인 등이 연루돼 일부가 법적 처벌을 받았다.

 

최 교수는 "교육 혁신을 성공시키려면 교육감이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고 인천시나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역할은 CEO교육감만이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대 교수로 25년 간 봉직하고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교육계와 경영현실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정부개입'보다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5월 10일 출범함에 따라 교육계도 '평등'이라는 이념보다는 '수월성'이라는 경쟁논리를 재평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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