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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거세지는 정치 외풍…입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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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춘 기자
입력 : 2022.04.06 07:31 ㅣ 수정 : 2022.04.07 07:33

정권말 알박기 인사 등 정치 이슈 급부상
부산인전 반대 등 인수위 대립각 구도 부담
쌍용차 등 연이은 매각 불발, 책임론 거세
거취 불투명, 임기 중 교체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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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이동걸 회장에 대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요 공약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를 두고 한때 반대 입장을 드러낸 데 이어 최근 자회사 알박기 인사 논란까지 쟁점화되고 있어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대우조선해양 대표에 친정권 인사가 낙점된 것과 관련해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강 대변인은 지난 5일 논평에서 “대선 불과 하루 전일, 박두선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이사회에서)의결됐다”며 “인사농단 배후에 산업은행이 있었음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펼친 대표적 친정권 인사”라고 비판했다.

 

■ 친문(親文) 딱지, 정치권 논쟁 휘말려  

 

강 대변인이 언급한 ‘민주당 20년 집권론’은 이 회장이 지난 2020년 9월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했을 때 건배사로 “가자!(민주당 집권) 20년!”을 제안해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8일 정기 주주총회·이사회를 열고 박두선 대표이사 등 신규 경영진을 선임했다. 박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동생과 한국해양대 해사학부 동기라는 점이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서 정권 교체기 무리한 친정부 인사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현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공적자금이 들어간 기업 인사를 두고 현 정권과 차기 정권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과 산은이 갈등의 중심부로 떠올랐다. 갈등이 확대되면서 불똥이 산은과 이동걸 회장에게까지 튀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동걸 회장은 임기가 내년 9월로 다른 국책은행 기관장보다 많이 남아있는 편이지만 차기 정권 교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이 정치권에서 일찌감치 친문 인사로 분류되면서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노무현 정부에서는 금융감독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과거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하기도 한 이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산은 회장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윤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산은 부산 이전을 반대했을 때부터 차기 정권과 마찰을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대선 전인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부산 이전 공약과 관련해 “옮겨봐야 소용없고 소탐대실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인프라와 기술을 갖춰나가고 금융이 도와줘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된 몰이해 탓에 지역 정치인들이 잘못된 주장을 한다”고 반대했다.

 

인수위는 대선 이후 산은의 부산 이전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를 중심으로 산은 내부의 거센 반발에 부닥친 상황이다. 게다가 이 회장도 대선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고 있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기존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사 논란도 차기 정부 뜻을 거스르는 산은과 이동걸 회장을 겨냥한 공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쌍용차 등 연이은 매각 불발, 산은 동력 약화

 

산은이 추진하던 대우조선해양, 쌍용차 등 부실기업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이 회장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며 산업은행 수장으로 발탁,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산은에 산적해 있던 지배 기업들의 구조조정 작업을 펼쳐왔다. 특히 가장 난제로 꼽혔던 대우건설의 매각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헐값 매각 등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남아있는 매각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쌍용차 매각이 본계약 체결 두 달 만에 무산됐다. 쌍용차는 지난달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투자계약에서 정한 잔여 인수 대금을 내지 않으면서 인수·합병(M&A) 투자계약이 해지됐다.

 

2019년부터 추진했던 대우조선해양 매각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이 인수자로 나섰지만 우려했던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얻어내지 못해 끝내 무산됐다. 아시아나-대한항공의 합병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2020년 진행한 KDB생명 매각 또한 원매자로 나선 JC파트너스에 대한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답보상태다.

 

결국 쌍용차를 비롯해 마무리 짓지 못한 기업 구조조정은 새 정부의 몫으로 남겨지게 됐다. 일련의 기업 구조조정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정치적 논쟁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이 회장이 임기를 모두 채우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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