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1분기에 '희비' 엇갈려...한국조선해양 '함박웃음'·삼성중공업 '울상'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올해 1분기 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잡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에 역대급 수주 물량을 거머쥐어 '휘파람'을 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수주 목표를 소폭 낮춘 삼성중공업은 1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1분기에 컨테이너선, 석유화학제품(PC)선을 비롯해 액화천연가스(LNG)선·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완성차 운반선(로로선) 까지 다양한 선종(선박 종류)를 수주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계 최대 부가가치 사업인 해양플랜트 1기를 수주해 사업 물량 확보에 나섰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선종 수주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등 한정된 선종만 수주해 올 1분기 수주 성적이 저조한 편이다.
■ 한국조선·대우조선해양, 선종 다변화와 해양플랜트 물량 확보
올해 수주목표를 174억4000만달러(약 21조원)로 정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에 70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 선박 건조물량을 확보해 올해 수주목표의 약 40%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달성한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 대비 40% 늘어난 실적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가파르고 늘어나고 있어 올해에도 세계 1위를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다양한 규모의 야드(선박 건조장)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조선해양은 여러 선종을 신속하게 건조할 능력이 충분하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컨테이너선 54척, PC선 2척, LNG운반선 9척, LPG운반선 1척, 로로선 2척 등 5 선종, 68척을 수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와 건조 기술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일궈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를 89억달러(약 11조원)로 정했으며 올해 1분기에 41억8000만달러(약 5조원) 규모 물량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목표의 47%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수주 물량은 지난해 1분기 수주량 17억9000만달러(약 2조18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사업의 대명사 해양플랜트와 창정비(대규모 유지보수)사업에 힘입어 수주 실적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초 미국 에너지 업체 셰브론으로부터 6500억원 규모 해양플랜트 1기를 수주하고 잠수함 창정비(대규모 유지보수)사업을 수주해 수주액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삼성중공업, 국한된 선종 수주로 사업 부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실적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다소 우울한 분위기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88억달러(약 11조원)의 수주목표를 정했으며 올해 1분기에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먹거리를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만에 올해 수주 목표의 40%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지만 삼성중공업은 수주목표의 23%에 머문 상태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량 51억달러(약 6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수주 물량은 LNG운반선 4척, 컨테이너선 9척"이라며 "선종 다변화를 이뤄내지 못했고 해양플랜트 수주와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활약을 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삼성중공업 수주 물량이 다른 기업보다 낮다고 하지만 삼성중공업 경쟁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선3사의 선박 건조 능력은 큰 차이가 없고 삼성중공업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수주 잭팟을 터뜨릴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보여주듯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 28일 대만 선사 완하이(Wan Hai)로부터 8036억원 규모 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20피트(ft) 컨테이너 1만3100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이 컨테이너선은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와 각종 연료절감장치를 갖춘 친환경선박으로 최근 선박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환경 규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