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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시민단체 의료자문 남용 지적에 “의심사례 자문한 것”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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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4.12 08:37 ㅣ 수정 : 2022.04.12 08:37

보험업계, 의료자문 후 보험금 부지급 사례 증가
계약 건수 증가 및 실손보험 지급심사 강화 영향
메리츠화재 "아무 이유 없이 의료자문 구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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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리츠화재]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보험사들이 자사 자문의 의견만으로 환자를 직접 진단한 의사의 의견을 무시한 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남용해 보험 소비자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월 메리츠화재의 '알파플러스보장보험'에 가입한 유모씨는 2020년 11월 이화여자대학교병원에서 뇌졸중 진단을 받아 진단보험금(1000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혈관의 협착 정도가 50% 미만'이라는 자사 자문의의 의료기록판독 의료자문 소견으로 보험금을 부지급한다고 통보했다.

 

유씨가 가입한 '알파플러스보장보험'은 약관에서 '뇌졸중의 진단확정은 국내 의료기관 또는 국외 의료관련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의 의사 면허를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며, 병력, 신경학적 검진과 함께 뇌전산화단층촬영(brain CT scan), 자기공명영상(MRI), 뇌혈관 조영술, 양전자방출 단층술(PET), 단일광자방출 전산화 단층술(SPECT), 뇌척수액검사 등을 기초로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화여대병원은 유씨의 뇌 MRI상 협착소견이 확인돼 약관상 뇌졸중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MRI상 두 개강 내 뇌실질의 특이 이상 병변이 확인되지 않고, 기저동맥관 양쪽 척추동맹 모두 정상 소견이며 영상 소견과 환자의 신경학적 증상 또한 일치하지 않아 뇌졸중이 아닌 '기억 및 인지저하'로 판단된다는 자사 자문의 의견에 따라 유씨의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금소연은 "환자를 보지도 못한 자문의가 환자를 진료한 의사를 완전 무시한 소견을 부지급 근거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손보업계에서는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의료자문 현황 공시'에 따르면 손보업계의 의료자문 건수는 2020년 4만1962건에서 4만2274건으로 1.40% 늘었다. 부지급 건수는 1121건에서 1666건으로 48.62% 올랐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보험금 청구건수 4798만4647건 가운데 3737건에 대해 의료자문을 실시했다. 2020년 3407건과 비교할 때 9.69%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의료자문을 통해 부지급된 사례는 34건에서 234건으로 588.24% 증가했다.

 

금소연은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실시하면 절반 이상은 기타 등으로 분류해 보험금 지급을 미루거나 소송으로 간다"면서 "보험사의 의료자문 남용 문제는 그간 수차례에 걸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의료자문 남용이 아닌 의심 사례에 대해 의료자문을 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의료자문 후 부지급 건수가 증가한 것은 계약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늘어난 것이며, 실손보험 관련 도덕적 해이 문제로 의료자문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씨 사례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보험사는 아무 이유 없이 의료자문을 구하지는 않고, 의심이 가는 건에 대해서만 자문을 구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7년 이후 장기인보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절대건수가 늘어나면서 부지급 건수가 증가한 것"이라며 "또 최근 실손보험 관련 백내장과 도수치료 등 도덕적 해이로 인해 자문을 실시한 건수가 늘어났고, 부지급 건수도 함께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과 관련해 백내장이나 도수치료 등 보험금 수령을 위한 허위진료가 많아지면서 보험업계가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보험업계 전반에서 의료자문을 통해 합리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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