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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1분기 기업 실적 시즌, 기대와 달리 증시 상승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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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4.14 00:30 ㅣ 수정 : 2022.04.14 00:30

[기사요약]
1분기 기업 실적, 증시 활력 되찾는 계기 될 것인지 관심 커져
글로벌 경기 확장 기조와 최근 실적 전망치 상향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기대
하지만, 금리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제약 심화되고 있어 증시 상승 어려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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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4월 중순에 접어들며, 순차적으로 발표될 1분기 기업 실적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한 삼성전자의 실적 잠정치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뛰어넘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리고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어 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증시가 활력을 되찾지 않을까 기대하는 모습이다.

 


• 실적과 증시의 상관관계 감안할 때, 투자자의 1분기 실적 기대는 자연스러워

 

좋은 기업 실적이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점은 당연한 일이다. 주가는 기업의 가치이고, 기업의 가치는 재무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증시 역시 큰 흐름으로 보면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따라서 움직여 왔다.

 

지난 10년 간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올랐던 2017년과 2021년의 사례를 보면,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이전과 달리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실적이 의미 있는 폭으로 감소했던 2019년에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한 ‘박스피’라는 오명을 썼을 만큼 주가 흐름이 정체됐던 2011년부터 2016년간에는 영업이익도 125조원을 평균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다른 여러 이유들이 작용했겠지만, 결국 기업의 실적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해 왔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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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큰 흐름상 기업 이익에 의존한다. [자료=KRX, FnGuide]

 

2020년과 21년 주가 급등락 역시 실적을 바탕으로 설명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이긴 했지만, 2020년 저조했던 기업 실적이 2021년에 급격하게 호전됐고, 2020년 중반부터 2021년 중반까지 이어졌던 주가 급등은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심지어 2020년 초에 일시적인 급락이 있었지만 연평균으로 볼 때 주가는 2019년보다 높았는데, 2020년 영업이익 역시 2019년보다 높아 실적의 중요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해 준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올해 전체적인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금까지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선다. 게다가 최근 1개월 동안에는 전망치 자체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반면 주가는 지난해보다 많이 내려온 상태다. 특히 연초에 볼 때는 불확실성이 큰 연간 전체 이익 전망치와 달리 1분기 실적에 대한 예측은 거의 실제치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수출증가율과 일부 경쟁력 있는 기업들의 가격 전가력 역시 1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 하지만, 금리 급등과 밸류에이션 제약으로 주가 상승 힘든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이번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적 자체는 좋을지 몰라도, 이를 현재 가치로 평가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할인율이 금리 급등으로 급격하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급등은 기업 실적의 지속성과 확실성에 영향을 주는 총 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실적에 대한 신뢰 역시 떨어지고 있는 중으로 판단된다.

 

주가를 평가할 때 할인율을 보는 이유는 기업의 현재 가치가 이미 달성한 이익이나 자산의 크기로만 결정되지 않고, 미래의 이익이나 자산을 기초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래의 명목 영업이익이 동일하더라도 할인율이 높다면 기업의 명목 현재 가치는 더 낮게 평가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더 높게 평가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할인율은 기본적으로 시장금리와 위험 프리미엄에 의해 결정된다. 금리가 높고, 위험 프리미엄이 높으면 기업이 앞으로 성취할 이익의 규모는 더 낮게 평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금리 상승기에 낮아지고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데,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보면 금리가 높아졌던 2018년과 2021년 이후 주가수익비율은 낮아지고,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2016년과 2020년 주가수익비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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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등은 밸류에이션에 나쁜 영향을 준다. [자료=KRX, 금융투자협회]

 

게다가 지금은 금리가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최근 3년만기 국채 금리는 3%를 넘어섰는데,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 1.4%의 두 배를 넘는다.

 

높이 측면에서나 속도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에 충격을 줄 만한 상승세다. 금리 상승을 이끄는 물가 역시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금리가 급등하며 실적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전체적인 실적 전망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기 확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하는데, 금리 급등으로 수요가 위축되면 이 근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금리 상승세와 실적이 모두 기업 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마저 상정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주식 투자는 삼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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