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이끈 코스피, 안정화 찾나...2차전지株 전망 '맑음'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모처럼 매수에 나서며 그동안 지정학적 리스크·긴축 우려 등으로 부진했던 코스피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거란 긍정적 시각과 함께 2차전지 등 성장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성장주에 대한 비중을 키우는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이 2차전지 종목에 대한 매수세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393억원을 순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지난달 10일(7646억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대다.
이 중 기관투자자들은 2차전지 종목을 담으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SDI는 기관이 95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3.81% 올랐고, LG에너지솔루션(LG엔솔)도 504억원을 순매수하며 4.87% 강세로 마감했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의 '2차전지 관련주' 역시 오름폭을 키웠다.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2.29%) 오른 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4.74%)과 천보(1.39%) 엘앤에프(1.52%) 등도 상승했다.
기관투자자는 금융투자와 연기금, 보험, 투신, 은행 등으로 묶였다. 전일의 경우 금융투자가 3266억원과 연기금 1510억원을 사들였다. 이처럼 기관들이 매수에 나서며 코스피는 1.86% 강세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투자자들이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은 장기적인 산업 성장성에 비해 일시적으로 주가가 너무 하락했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미국 전기차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의 대표적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전장 보다 3.59% 상승한 1,022.37달러에 장을 마쳤다. 리비안(7.86%)과 루시드(3.57%), 니콜라(1.48%) 등도 일제히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투자자들이 이제부터는 기업의 실적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리비안이 이날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등 전기차 판매확대 기대감이 커진 점도 전기차·배터리 관련 종목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국내 2차 전지 관련주인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웰크론한텍, 넥스트아이, 솔루스첨단소재, 삼아알미늄, 신성델타테크, 엔시스, 씨노텍, 포스코케미칼, 솔브레인, 금양, 천보, 에코프로비엠 등 주가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14.70%, 삼성SDI·현대차 등이 포함된 전기차 톱15는 11.33% 올라 이 기간 등락률 상위 1∼2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 들어 코스피가 가장 많이 빠진 지난달 15일에 2,621선으로 마감했고, 전일 기준 2,735선까지 반등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기도 했다.
국내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실적개선과 주가 회복세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2022년 이후 2차전지 업종의 구조적 성장을 뒷받침할 3가지 요인으로 △견고한 EV 전방수요 △배터리 공급은 여전히 부족 △미국 시장 본격 개화 제시를 꼽았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시 회귀할 수 없는 탄소규제 메가 트렌드 속에서 향후 10년 이상 지속할 구조적인 성장의 초입 국면이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2차전지 산업과 주가의 추세적 우상향 방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산업 전반에 걸친 우려 요인들이 완화되고 있어 2차전지·소재 주식들을 매수할 시점이란 조언도 나왔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전지, 목표주가 57만원)과 중국향 매출 비중이 큰 천보(소재, 목표주가 46만원)가 우세하다”며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라 우려가 컸지만 예상보다 소재·전지·자동차 회사로 가격 전가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메탈 가격세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어서 상반기 소재 출하량 증가가 명확한 업체 위주의 매수를 추천한다”며 ‘유럽 전기차향 소재 고급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이 점차 재개되면서 2분기 중 출하량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