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바로배송시장 잡아라'...배민·쿠팡이츠 이어 롯데·신세계 도전장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향후 3년내 5조원으로 커지는 바로배송 시장을 잡아라."
15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등장한 바로배송 시장을 놓고 국내 10여개 주요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바로배송 서비스는 신선식품·식료품 등을 물류센터나 오프라인 매장에 보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1시간 이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그동안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등이 주도해왔다.
그런데 바로배송 시장 판도가 최근 바뀌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쥐락펴락 해온 이 시장에 SPC그룹·CJ그룹·오아이스마켓·GS리테일·BGF리테일, 코리아세븐 뿐만 아니라 유통 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무려 10개 업체가 향후 5조원으로 커질 시장 공략에 나선 셈이다.
■ 롯데, 새벽배송 서비스 접고 바로배송 뛰어들어…“선택과 집중”
특히 롯데그룹의 바로배송 시장 진출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은 새벽배송 서비스(새벽에 온)를 2년 만에 중단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한 바로배송에 집중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몰을 통해 '2시간 바로배송', 롯데슈퍼를 활용한 '1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몰은 그동안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바로배송 서비스를 운영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영남, 강원, 충청 등에 매장을 30개로 늘려 배송 가능 지역을 늘렸다. 이에 따라 바로배송 건수가 지난 1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 롯데온은 바로배송 서비스 지역을 올해 연말까지 50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바로배송사업의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롯데온은 이미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인 경쟁사들과 주도권 싸움을 펼치지 않고 한정된 자원·인력을 바로배송에 집중할 방침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이미 마켓컬리, 쿠팡, 오아시스마켓, 네이버, 인터파크 등 여러 업체가 합류해 과부화 상태"라며 "롯데는 포화상태인 새벽배송과 바로배송 사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소비자가 주문 후 2시간 이내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의 매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롯데에 이어 신세계도 강남에 MFC 만들고 바로배송 서비스
롯데 경쟁사 신세계도 이에 질세라 이마트를 활용해 이달 7일부터 바로배송 서비스 ‘쓱고우’ 를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쓱고우는 이마트 온디맨드팀에서 내놓은 사업 아이디어로 이마트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첫 퀵커머스(바로배송) 사업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강남구 논현동 이마트 소유 5층 건물에 도심형 물류거점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만들어 신선식품·식료품·생필품 등 3000여개 상품을 1시간 내에 배송하는 쓱고우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건물은 일레트로마트와 삐에로쇼핑 등 이마트 전문점이 모여 있는 특화 건물이었으나 MFC로 바뀌었다.
쓱고우는 현재 서울 강남구, 서초구 일부 지역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송은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맡는다. 지역 확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이마트는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스타벅스 커피 배달과 와인 픽업 서비스도 도입했다.
■ 향후 5조원으로 커지는 바로배송 시장에 SPC그룹·CJ그룹도 뛰어들어
국내 바로배송 시장 규모는 현재 50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으로 시장이 급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업체가 대부분이던 바로배송 시장에 최근 GS리테일 ‘우리동네딜리버리(우딜)’, 오아시스마켓 ‘브이마트’, SPC그룹 ‘해피크루’, CJ그룹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 ‘오늘드림’ 등이 뛰어들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에 따라 기존 바로배송이 식료품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커피, 화장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프라인 점포를 갖고 있는 업체는 배달대행사가 정해지면 사업을 늘릴 수 있어 여러 업체가 바로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