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손해보험 이르면 3분기 출범…손보업계 지각변동 이뤄지나
금융위 "카카오손보, 허가 요건 충족" 보험업 본허가 결정
카카오페이·카카오톡 등 플랫폼 활용해 점유율 높일 수 있어
"빅테크 보험업 진출로 보험업계 디지털 혁신 가속될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이하 카카오손보)의 보험업 본허가가 금융위원회에서 의결됐다. 이로써 빅테크가 설립하는 최초의 보험사가 탄생하게 됐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손보의 보험업 영위를 허가했다.
금융위는 보험업법상 허가요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심사결과 등을 토대로 카카오손보가 자본금 요건,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경영요건 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카카오손보의 자본금은 1000억원으로, 카카오페이 60%, 카카오가 40%를 출자했다.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업의 보험종목 전부를 취급하게 되는 카카오손보는 통신전문판매전문보험회사로 운영된다. 총보험계약건수 및 수입보험료 100분의 90 이상을 전화나 우편, 컴퓨터통신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해야 한다.
최세훈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춘 다양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보험의 문턱을 낮추고 사랑받는 금융 서비스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손보는 보험에 대한 인식을 다시 만들 것"이라며 "편견을 뛰어넘는 보험을 통해 금융 소비자 편익 증대 및 관련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카카오손보는 서비스 준비기간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6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하고, 그해 9월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당초 카카오손보는 올해 초 출범을 목표로 했으나 금감원의 본인가 실무 심사에서 IT 보안과 관련해 미흡한 점이 지적되면서 개선요구를 받아 본허가가 지연됐다. 이후 해당 문제를 개선한 카카오페이는 금감원에 재보고 했다.
카카오손보가 본허가를 획득하면서 기존 보험사가 아닌 빅테크가 설립하는 첫 디지털 보험사가 출범하게 됐다. 현재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해보험 등 디지털보험사들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모회사가 기존 보험사다.
보험업계는 카카오손보의 본허가 획득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카카오손보는 업계를 뒤흔들 '메기'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카카오손보는 출범 초 여행자보험이나 휴대전화 파손 보험, 펫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미니보험을 주로 판매할 계획이다. 보험료가 싸고 쉽게 가입할 수 있는 만큼 고객 확보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손보는 카카오페이와 월 이용자 수가 5000만명에 달하는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올릴 수 있어 기존 보험사들은 경계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보험업계에서도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지난 2014년 1%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분기에는 6.46%까지 높아졌다. 여행자보험과 같이 가입이 간편한 상품은 전체 가입자의 절반 이상인 50.9%가 온라인 판매 채널을 통해 가입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존 영업방식에 익숙한 보험사들은 디지털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면서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로 기존 보험사의 고객이 넘어가는 등 지각변동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손보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와 카카오손보의 경쟁이 가속될수록 기존 보험사의 디지털 혁신도 빨라질 것"이라며 "소비자의 편의를 제고할 수 있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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