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株, 리오프닝·곡물가 인상에 연일 '날개'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글로벌 증시는 물로 국내 증시마저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 관련주들이 강세가 돋보이고 있다.
리오프닝과 곡물가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러 변수로 곡물 가격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서울식품(004410)은 전 거래일보다 51원(15.64%) 급등한 377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오리온(5.17%)과 대상(5.10%)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육류 생산에 필요한 사료 관련주도 연일 급등세다. 전일 대주산업(003310)은 전장보다 265원(8.03%) 오른 3565원을 기록했고, 현대사료(005860)도 전일 대비 6100원(4.06%) 상승한 15만6500원을 나타냈다. 전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한일사료(005860)는 투자 과열로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며 거래가 잠시 정지되기도 했다.
최근 식료품 관련주가 강세인 이유는 리오프닝으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적 이슈에 따른 곡물 가격 급등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소매유통업계의 경기전망지수(RBSI)가 기준치(100)에 근접한 9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4분기 99에서 올해 1분기 96까지 떨어졌다가 이번 분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백화점이 식료품뿐만 아니라 의류 등 여러 복합적인 기대가 집중돼 세부 업종 중 유일하게 기준치를 상회한 111을 기록했다. 또 슈퍼마켓(99)은 지난 분기 대비 17포인트나 급등해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나타냈으며,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각각 97과 96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쇼핑의 지수가 같은 기간 107에서 96으로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리오프닝으로 시장의 오프라인 수요 기대감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이달부터 따뜻한 날씨와 함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의 실적 개선도 중요하나, 미래 먹거리와 새로운 쇼핑환경 제공을 위한 투자도 지속 증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장기화돼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에 일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그 비용을 판매 제품에 전가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의 가격은 부셸(약 25.4kg)당 전일 대비 2.6% 오른 8.0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옥수수 선물이 부셸당 8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미국 중남부 지역의 이상 고온으로 옥수수 생산에 타격을 입은 지난 2012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6~2007년 전 세계 옥수수 수출 중 1.2%의 비중을 차지한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8~2019년에는 12%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밀도 같은 기간 3%에서 9.2%로 증가했다”며 “더 많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산 곡물을 사용하게 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당장의 공급 차질도 문제지만 최근 급등한 비료 가격이 곡물 가격 상승 압력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농산물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추세적 농산물 가격 상승 가능성은 작으나, 공급 차질과 비료 가격 급등, 수출 제한조치 등이 식품가격의 상승세를 지속시켜 이듬해까지 끌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팬데믹과 병목현상이 물가에 가져올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것처럼 곡물가격 상승이 가져올 물가 영향 역시 불확실성이 상당하며, 글로벌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