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에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 청구권을 행사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 사례가 이례적이라서 향후 결과에 금융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지분을 보유한 BYC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정책 및 내부거래 감소 등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단체다.

27일 트러스톤자산운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4월까지 5년간의 이사회의사록에 대해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하는 요청서를 BYC에 보냈다. 

BYC는 보유 부동산 가치가 1조 원을 넘지만 1983년 이후 자산 재평가하지 않아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게 트러스톤의 설명이다.

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전일 BYC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BYC 본사 사옥 관리용역 계약 건 등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이사회의사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BYC와 주주 간 불협화음이 해묵은 과제로 지적돼왔다. 그동안 BYC 소액주주연대는 단체 피켓 시위에서부터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김대환 BYC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며 의견을 표출해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 주식 8.13%(의결권 행사가능주식 8.0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지난해 12월 23일 투자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 공시한 이후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펼쳐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앞서 BYC에 내부거래 감소·유동성 확대 등 5개 요구사항을 담은 주주 서한을 보내고 몇 차례 비공식 접촉을 했으나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 주주서한에는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내부거래감소 △유동성 확대 △합리적인 배당정책 수립 △정기적인 IR 계획 수립 △무수익 부동산 자산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시장과 소통 등 5가지 요구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트러스톤자산운용과 BYC 측은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청구권은 상법상 모든 주주에게 보장된 권리인 만큼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배당금 확대 요구가 아닌 배당정책을 명확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BYC는 다른 사업도 운영하는 부분이 있는 데다가, 나름의 운영 차원에서 의견을 반영해 나가고 있다고 반론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배당금 대신 BYC가 투자를 위해 현금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며 “하지만 향후 수익을 많이 냈을 때 배당에 대한 원칙은 있어야 하고, 배당금도 어느 정도 될지 합리적인 예측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인데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회사에 비해 내부거래가 많다. 그래서 내부거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요구했는 데 답이 없었다"며 "IR 계획 수립이라든가, 본사 부지 개발 계획 등이다. BYC가 부동산 자산이 많은데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과 이런 것을 좀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시장과 소통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만약 회사 측이 이런 요구를 거부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를 관철할 계획이다.

특히 이사회 의사록을 분석한 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추후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BYC의 한 관계자는 “입장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회사에서도(BYC)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요구대로 성실하게 답변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한 계약·용역 문제 등도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