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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일하는 법 (1)

‘266개 철강 개발’ 현대차 계열사 →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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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림 인턴기자
입력 : 2022.05.03 07:10 ㅣ 수정 : 2022.05.03 09:35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일하는 방식 진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19개사를 고객으로 확대, 강종 311개로 늘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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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의 일하는 법이 바뀌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에 맞춰 다양한 자동차강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홍보영상 캡쳐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서예림 인턴기자] 현대제철(사장 안동일)이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리게 된 것은 일하는 방식의 격변에 따른 결과물이다. 이런 방식의 격변은 현대제철이 의도한 바가 아니다. 핵심고객인 자동차 제조사들의 니즈가 변화한 결과물이다.

 

과거 '소품종 대량생산'을 하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급격하게 전환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현대제철도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에 편중됐던 매출구조가 빠르게 다극화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중 무려 20%가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게 납품한 철강 물량이다.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그 비중은 10%에 불과했으나 4년 만에 처음으로 20%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였다. 그렇다면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에 현대제철은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와 비교해 어떻게 변화했을까. 그들이 일하는 법을 관찰하면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이라고 불리는 현대제철 기업의 진화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변화로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현대제철 관계자, "완성차 메이커나 차종이 요구하는 스펙에 따라 맞춤형 강종 제공"/"지난해 처음으로 비현대차 비중 20% 육박"

 

차량의 용도에 맞춰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하고 배터리 용량과 타이어 등 다양한 부분을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전기차 시장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요구도 제각기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는 현대제철을 비롯한 소품종 대량생산에 특화된 대형 철강업체에게는 달갑지 않은 변화였다. 

 

특히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라는 이유로 핵심 고객인 자동차 제조사들을 유입하는데 한계를 겪기도 했다. 현대제철로부터 자동차 강판을 납품받을 경우 제품 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대제철의 제품을 꺼렸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종 개발·생산을 통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승부를 걸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0년 기준 266종의 자동차 강종 개발을 마쳤으며 311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19개사를 대상으로 약 100여 강종의 인증을 완료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특수강 강종을 추가 개발해 자동차 강종 커버리지를 74%까지 높여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납품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동차 외판용 40K급 고장력강, 전기차 전용 스틸 배터리 케이스 등 6건의 자동차 소재용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스틸 배터리 케이스는 알루미늄 배터리 케이스와 무게는 비슷하지만 원가는 15% 가량 낮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얻으며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이런 변신 덕분에 현대제철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75만톤의 자동차강판을 판매했다. 전년에는 68만톤을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에는 100만톤 규모의 자동차강판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전기차용 부품과 경량화 소재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과 생산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자동차 강종은 세부적인 용도나 성능에서 파생돼 여러 가지 강종이 만들어진다"며 "완성차 메이커나 차 종류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따라 맞춤형 강종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맞춤형 자동차 강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완성차 메이커 공급을 확대해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서 입지를 굳힐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건설 강재 시장까지 넓혀가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구축  

 

현대제철은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건설 강재 시장에서도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도입했다. 건설 강재로 쓰이던 기존 'H형강'의 경우 총 82종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격이 다양하지 않아 자동차 제조사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82종 외 규격을 사용해야 할 경우는 후판을 잘라서 이어 붙인 이른바 'BH형강'을 사용했다.

 

BH형강은 H형강에 비해 다양한 규격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많은 제조비와 납품 시간이 소요됐다. 82종 외 KS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을 사용할 경우 별도의 성능 품질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현대제철은 이러한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94종의 대형·특대형 RH+를 추가해 KS인증을 추진했다. 이에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이처럼 자동차와 건설강재 시장에서 상품을 다각화함으로써 2018년 10%를 넘겼던 비현대차의 비중에서 4년 만에 처음으로 20%까지 육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면서 철강 업체와 자동차 글로벌 메이커간의 거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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