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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지원’ 업은 웨이브·티빙, 오징어게임급 ‘대작’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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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 기자
입력 : 2022.04.29 11:01 ㅣ 수정 : 2022.05.03 09:26

인수위, ‘한국판 넷플릭스’ 목표로 토종 OTT 지원책 발표
토종 OTT 상위 3사 매출 합쳐도 넷플릭스 70% 수준
넷플릭스 이어 디즈니, 애플, HBO 가세해 시장 환경 악화
세액 공제·자율등급제 언급에 토종 OTT 반색… “실제 영향력 미미”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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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판 넷플릭스' 육성을 목표로 K-OTT 지원책을 내놨다. 토종 OTT 업체도 '오징어게임'을 능가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차기 정부가 추진하는 'K-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지원책으로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업체들이 '오징어 게임'처럼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기반을 갖췄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한국판 넷플릭스'를 육성하기 위해  내놓은 미디어 규제 혁신 정책에 따른 것이다. 새로운 규제 혁신 정책은 미디어 전략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토종 OTT 업체에 콘텐츠 제작비 관련 세제 혜택을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밀리고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에 치이던 토종 업체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 토종 OTT 상위 3사 매출 합쳐도 넷플릭스 70% 수준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종 OTT 업체는 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 쿠팡플레이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매출 1위는 SK텔레콤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POQQ)'을 통합해 2019년 9월 출범한 웨이브다. 이 뒤를 CJ ENM 계열사 티빙, 2016년 출범한 왓챠가 잇고 있다.

 

하지만 토종 OTT 3사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이용자 수와 실적은 넷플릭스의 반토막 수준이다.

 

인수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월 순수 이용자 수는 넷플릭스 1245만명, 웨이브 489만명, 티빙 407만명, 왓챠 128만명이다.  웨이브, 티빙, 왓챠를 합쳐도 넷플릭스 이용자 수보다 적다.

 

또한 3사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4324억원으로 6316억원의 매출을 올린 넷플릭스의 70%에도 못 미쳤다. 매출은 웨이브 2301억원, 티빙 1315억원, 왓챠 708억원 순이다.

 

문제는 3사가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 투자를 늘리면서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웨이브, 티빙, 왓챠 매출은 2020년 대비 각각 27.7%, 750%, 86% 성장했다. 그러나 출혈 경쟁 여파로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이에 따라 웨이브의 영업손실은 2020년 169억원에서 지난해 558억원으로 2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티빙은 61억원에서 762억원으로 1129% 급증했다. 왓챠도 전년대비 60% 늘어난 248억원의 적자를 냈다.

 

대규모 투자는 히트작을 탄생시키며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전세계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 ‘오징어게임’이 이를 입증한다.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 첫 해인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콘텐츠 제작에 1조3000억원 넘는 비용을 투자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올해 초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 25편의 대규모 한국 콘텐츠를 예고해 기대감을 키웠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물량 공세를 견디지 못한 토종 OTT는 정부에 지원을 요구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가 한국에 차례로 상륙하면서 경영 환경은 더 악화됐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HBO맥스의 국내 진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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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는 수백억 적자에도 콘텐츠 제작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웨이브의 '트레이서', 티빙 '술꾼 도시 여자들', 왓챠 '좋좋소'는 토종 OTT의 저력을 드러낸 작품이다. (사진=각사 제공)

 

■ 넷플릭스 물량 공세에 백기…인수위, 세액공제·자율등급제 약속

 

웨이브, 티빙, 왓챠로 구성된 한국OTT협의회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OTT 자율등급제 도입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최근 국회 문턱을 넘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OTT를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역무’로 인정해 세액 공제 등 정부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 현재까지 OTT는 법적 지위가 없어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에 대해서만 세제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OTT 업계는 콘텐츠를 최적의 시점에 공개하기 위한 자율등급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에서는 업계 염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전기통신사업법 등 개정을 통해 콘텐츠 제작비 세액 공제와 OTT 콘텐츠 자체 등급제를 도입하고 OTT 사업자의 법적 지위를 정확히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디어 전략 컨트롤타워 격인 '미디어혁신위원회(가칭)'를 설치한다.  이 위원회는 OTT 관련 인재를 육성하고 ‘민관 합동 K-OTT 펀드’를 조성해 제작비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토종 OTT 업계는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는 분위기다. 다만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른 세제 지원이 OTT 업체 ‘투자비’가 아닌 ‘콘텐츠 제작비’에만 해당한다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OTT 업체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지 않고 주로 전문 제작사에 투자한다.

 

업계 관계자는 “OTT 업체의 제작 투자분에 대한 적용은 현행법상 적용이 어려워 실질적인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며 “향후 OTT 업체의 투자를 독려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차원의 지원책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아직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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