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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새로운 ESG 전략, 혼소발전으로 '친환경 기업' 진화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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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도원 기자
입력 : 2022.05.03 07:37 ㅣ 수정 : 2022.05.05 08:47

한국전력 및 발전자회사 민간기업과 혼소발전 기술 협력 추진
탄소중립 계획안 따라 무탄소 발전 이행 필수
혼소발전 통해 탈탄소 전환기 기존 발전시설과 인력 유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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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주]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한국전력과 산하 발전 자회사들이 민간기업과 수소발전 협력체계를 구축해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있다.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탄발전에 암모니아와 수소를 섞어 태우는 ‘혼소발전’ 기술을 역점에 둬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한국전력의 수소기술 개발 추진 배경에는 ESG 열풍 부상에 따른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강조되는 ESG 기조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탄화력을 주 사업 영역으로 남기는 이상 해외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전력을 포함한 서부발전, 남부발전 등 발전자회사들은 일제히 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한국전력은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과 수소·암모니아 사업협력 파트너십을 맺어 혼소발전 기술 공동개발과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28일 한화임팩트, 한국세라믹기술원과 수소혼소 가스터빈 핵심기술을 공동개발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현재 한전과 화력발전 5개사와 민간기업 8개사, 총 13개사가 암모니아 발전 혼소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소발전의 강점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감축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퇴출될 운명인 화력발전 시설들을 그대로 사용해 경제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인력들의 구조조정 또한 필요하지 않다.

 

혼소 발전을 통해 급진적 변화가 아닌 기존 화석연로 기반 자산들을 그대로 활용해 서서히 수소시대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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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한전-포스코홀딩스 간 MOU 체결식에서 정승일 한전 사장(왼쪽부터), 최현근 한전 전략혁신본부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한국전력]

 

■ "혼소 발전은 전력 발전사들의 역점 사업"...탄소중립에 따라 무탄소 발전으로의 전환 필수

 

한국전력의 한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혼소발전은 한전을 포함한 발전사들이 역점에 두고 있는 사업이다”라며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에 대해서는 탄소중립 2050이나 NDC상향안에 따를 수밖에 없어서 저탄소 혹은 무탄소 발전으로의 전환이 필수다”고 말했다.

 

혼소발전이란 기존 석탄과 LNG를 사용하는 발전터빈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와 수소를 섞어 연소한다는 개념이다. 섞여지는 암모니아와 수소의 양에 비례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이 줄어든다.

 

혼소발전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가스 종류에 맞춘 조합이 정해져있다. 수소는 LNG 발전소 가스터빈에, 암모니아는 석탄과 함께 섞여 사용된다. 현재까지 암모니아 발전은 추가적인 설비 개선 없이 20% 혼소 비율로 전력발전이 가능하며 수소 발전은 15%까지 가능하다.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은 이번 기술 협력을 통해 최소한의 설비로 혼소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영주 한국전력 탄소중립전략처 미래기술전략팀장은 “경제성 측면에서도 혼소발전은 반드시 선점해야하는 기술이다”라며 “연료가 되는 수소를 그린수소(신재생 전력 기반) 방식으로 공급받는 경우 탄소세까지 감안하면 혼소발전에 경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기술 수준이 향상될수록 그린수소의 단가는 값싸지기 때문에 수소의 경제성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진다”며 “어느 시점부턴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 관계자, "탈탄소 전환기 해결과제인 기존 화력발전 시설 자산으로 활용 가능해져"

 

혼소 발전은 기존의 화력발전 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말 수립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19년 기준 40.4%인 석탄발전량 비중을 2030년 29.9%까지 낮추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운영중인 석탄발전소 57곳 중 운영 기한이 20년이 넘은 노후 발전소 30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혼소발전을 도입할 경우 기존의 석탄발전소를 그대로 사용해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탈탄소 전환기에 들어서며 해결되야할 과제로 제시됐던 자초자산화(기존 전력설비 폐쇄)와 인력 재배치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되는 것이다.

 

김 팀장은 “혼소발전을 도입할 경우 탈 탄소라고 해서 석탄발전 시설을 버릴 필요 없이 자산으로 활용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연료 전환은 기계와 같은 전체 시설을 바꾸지 않고 최소한의 설비만 개선해 발전시설의 좌초자산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 있는 발전소들은 노후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을 정도로 깨끗하고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며 “해외에서 노후 발전소를 폐쇠한다는 사례 또한 60년 넘게 운영한 발전소를 돈 주고 폐지하는건데 한국의 발전 설비들은 충분히 연료 전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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