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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취임 3년과 '포스트 코로나' 맞아 재도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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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5.05 05:00 ㅣ 수정 : 2022.05.05 05:00

한진그룹 계열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아
조 회장, 코로나19 맞서 여객기를 화물수송기로 개조하는 아이디어로 승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따른 여객수요 급증에 '낡은 정책' 내놓은 정부 비판
대한항공, 사업다각화의 하나로 10년만에 항공우주산업에 다시 도전장
도심항공교통 사업 진출 위한 TF 꾸려 차세대 먹거리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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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편집=김영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실외 노마스크’가 허용되면서 '포스트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가 한걸음 더 성큼 다가온듯한 분위기다.  

 

3년여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어느 기업 하나 힘들지 않은 곳이 없었겠지만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곳이 항공업계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물론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항공사가 어떤 카드로 재도약을 준비하게 될지 궁금증이 모아지는 가운데 조원태(46·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는 대한항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로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올해 초 아시아나항공을 조건부로 인수합병(M&A)해 명실상부한 ‘항공 공룡’으로 거듭났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통해 새롭게 맞이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대한항공은 어떤 비전과 함께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며 한국 항공업계 위상을 드높일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 대한항공은 항공운수 외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항공기 정비(MRO) 등 비(非)여객 부문 사업에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25일 공식 취임해 3년이 지난 조 회장 손에서 탄생할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와 대한항공의 신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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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들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사진 = 연합뉴스]

 

■ 화물운송 ‘안정화’ 및 여객운송 ‘회복’

 

고(故) 조양호 회장이 2019년 4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에서 70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후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진그룹을 이끌어가게 됐다. 조 회장은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위기를 맞으며 힘든 출발을 시작해야만 했다. 

 

그가 직면한 첫 번째 위기는 여객 수요 감소였다. 조 회장은 막힌 하늘길에 날개가 묶인 여객기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여객기를 화물수송기로 개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상의 틀에서 벗어난 발상(Think out of the box)'인 셈이다.

 

조 회장 선택은 옳았다. 마치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대한항공만 비껴간 듯 대한항공은 지난해 8조7534억원의 매출을 올려 1조464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515% 증가한 놀라운 성적표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0년 1조1589억원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화물부문 실적은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주요 수익원)로 부상한 사업부문이 화물운송이지만 최근 화물 운임이 하락해 올해는 화물운송 사업 안정화가 주요 사업 목표가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글로벌 소비와 투자 증가 등 종합적인 요인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운항·조업 역량을 강화해 안정적 공급 유지를 목표로 삼고 부정기·화물전용여객기 운영을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여객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해 글로벌 항공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모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를 향한 쓴소리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는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3개월 동안 항공편 예약이 꽉 찼음에도 불구하고 승객 수 제한으로 항공편을 증편할 수 없다”며 “(수송 능력의) 80% 혹은 90% 승객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는 25%에 불과하다. 더 많은 항공권도 판매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해외에서 한국에 입국할 때 3번 이상 시행해야 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휴양지로 떠나가길 바란다”며 “한국으로 입국하는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의무화한 것은 난센스”라고 전했다. 

 

조 회장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가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가 항공 여객을 대상으로 한 방역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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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3일 열린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소형 발사체용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 개발' 착수 회의 [사진 = 대한항공]

 

■ 손 놨던 항공우주산업에도 ‘한 걸음’

 

차기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찾아 우주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항공우주사업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항공도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탔다. 

 

사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산업에 발담은 이력이 있다. 대한항공은 2013년 발사된 한국형소형위성발사체 나로호(KSLV-1) 종합조립 사업을 맡았지만 개발과정의 장기화와 낮은 경제적 이유 등을 고려해 2014년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 사업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사실상 항공우주산업에서 손을 떼는 듯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10여년 만에 항공우주산업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스페이스파이오니어’ 사업에 참여해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스페이스파이오니어 사업은 발사체와 인공위성에 탑재되는 첨단 우주 부품의 국산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국내 우주 산업체의 기술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총 2115억원을 투입해 민간 기업의 부품 개발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오는 2026년까지 320억원을 투입해 소형발사체용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엔디티엔지니어링, 한국항공대 등과 손을 잡고 산학연 컨소시엄을 꾸렸다. 또한 대한항공은 프로젝트에서 품질 보증 체계 관리와 인증을 위한 시험 평가 부문을 총괄한다. 

 

대한항공은 민간 주도 우주산업 선도기업으로 국내 우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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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에서 시연 중인 도심항공교통(UAM) [사진 = 연합뉴스]

 

■ 도심항공교통 사업에도 '도전장'

 

대한항공은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해 5월 도심항공교통 사업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무인항공기 통합관제 시스템(UMS·UAS Management System)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 또한 지난 4월 11일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UAM 감시정보 획득체계 연구개발’에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도심항공교통에서 기상, 공역, 통신, 버티포트(UAM 터미널) 등에 관한 부가정보 제공 등 운항사에 필요한 ‘운항통제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다.

 

또한 대한항공은 비행 준비부터 비행 종료까지 전 과정을 점검해 도심항공교통의 안전운항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운항사 모의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 항공사로서 오랜 기간 동안 항공기를 운용해 온 노하우, 무인항공기 개발, 축적된 기술력 등을 기반으로 UAM 산업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한 조원태호(號) 대한항공 날갯짓은 이미 시작됐다. 과연 그 비행의 끝에 펼쳐질 대한항공 미래는 어떤 모습일 지 조원태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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