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삼성·한화發 독특한 콘셉트 ETF...선점·고객 유치 경쟁도 '이색'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가 거세다. 자산운용사들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유형의 독특한 콘셉트 ETF를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건드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INDXX ETF, 삼성자산운용은 KODEX TRF 시리즈(7030·5050·3070) ETF, 한화자산운용은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 등 이색 ETF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INDXX ETF'는 이름 그대로 사이버 보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인덱스 제공업체 Indxx가 개발한 'Indxx Cybersecurity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이 펀드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사이버 보안이 투자 테마로 떠올랐다. 지난 2월 상장 이후 누적 수익률 16%를 기록했다.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INDXX ETF'는 국내에 상장된 ETF 중 글로벌 사이버 보안 관련 유일한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사이버보안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욱 주목 받고 있는 섹터”라고 언급했다.
KODEX TRF 시리즈 ETF는 2019년 7월에 상장됐다. 최근 퇴직연금을 ETF로 굴리는 MZ(1980~2000년생)세대가 늘어나면서 순자산이 급격히 증가했다.
KODEX TRF 시리즈는 총 3종으로 선진국 주식과 국내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에 따라 상품명이 정해진다. 'KODEX TRF 3070'은 선진국 주식에 30%, 국내채권에 70% 투자한다. 'KODEX TRF5050'은 각각에 50%씩, 'KODEX TRF7030'은 각각 70%, 30% 투자하는 식이다.
투자자는 자신의 위험 성향에 따라 상품을 고르면 된다. KODEX TRF 시리즈 중 최근 3070 시리즈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퇴직연금(DC) 계좌에서 안전자산으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배분' 투자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 상품은 자산, 지역 등에 고르게 분산투자가 가능해 꾸준한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 ETF'는 우주항공 및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관련 산업에 속한다. 산업 내의 시장 지배력과 연관성 등을 기반으로 한 대표 기업 18개 종목에 투자한다.
기초지수 구성 종목은 국내 우주항공 및 UAM 관련 대표 기업이며, 주요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한화, 현대차 등이다.
우주항공산업이란 한국형 발사체와 다양한 용도의 위성 등 우주관련 기기 제작에서부터 KPS(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우주탐사 등에 관련된 모든 산업을 통칭한다.
한화자산운용 측은 항공우주청 신설 공약을 내세운 새 정부 출범 1개월 후인 다음달 15일, 누리호 2차 발사 시도가 예정됐다며 또한번 관련 펀드가 주목받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ETF는 주식과 같다. 기존 펀드처럼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수시로 매매가 가능하다는 게 매력적이다. 국내 주식 ETF는 증권사를 통하면 수수료도 무료다.
자산운용사들이 이러한 반짝 이색·테마 등 발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선점 효과와 고객 유치가 목표다. 특히 엔데믹으로의 전환 단계에서 대면·비대면을 아우르는 독특한 ETF 상품들 역시 주목할 만하다.
국내 상장 ETF의 순자산가치 총액만도 약 74조7000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 2020년(52조365억원) 보다 43%가량 급성장했다. 상장종목수도 지난 2020년 468개, 2021년 533개에 이어 지난 3월 말 기준 551개로 늘었다.
이러한 ETF의 성장세는 독특하기도 하지만 트렌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AUM(운용자산)은 감소했지만 ETF 위주 꾸준한 자금유입은 긍정적이다”며 “특히 변동성이 심한 시장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ETF 시장을 포함해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 실적 개선을 이어간 점이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