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충당금 늘리는 카드업계…금리 상승에 불안감 커져
카드업계 1분기 대손충당금, 전년 比 26.2% 증가
거리두기 해제에 마케팅‧제휴 수수료 등 지출 부담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늘어나면서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등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1분기 대손충당금은 총 457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한 수치다.
대손충당금이란 채권 가운데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을 대비해 적립해두는 금액을 말한다.
이들 카드사 가운데 대손충당금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의 1분기 대손충당금은 1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1021억원과 비교할 때 42.5% 늘어났다.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922억원에서 1030억원으로 11.7% 늘었고, KB국민카드는 790억원에서 1112억원으로 40.8%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4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50%가 급증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494억원에서 381억원으로 22.9%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증가는 수익성 악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들 5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5957억원으로 전년(5925억원)과 비교해 0.5%밖에 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1분기 4021억원에서 2021년 동기 5925억원으로 47.4% 증가한 것을 보면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감소한 하나카드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카드론 취급을 줄여 실적이 하락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카드론 자산을 확대하며 2조7992억원까지 규모를 올렸으나 같은 해 9월 말 기준 2조5767억원, 12월 말 2조4617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했다"면서 "코로나19 관련 만기 연장으로 연체율이 반영되지 않아 불안한 상태다"고 말했다.
당분간 지속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기준 금리가 가장 큰 부담이다. 물가 상승과 이자 비용 증가 등으로 채권 미회수의 위험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줄이거나 카드론 자산을 줄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여전히 전망은 어둡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만큼 마케팅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마케팅 비용과 제휴사 수수료 비용 등이 증가하는 것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다른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카드사들도 이에 맞춰 경쟁적으로 마케팅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지난해와 비교할 때 지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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