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號, 세계 車배터리 원자재 공급 10% 이상 거머쥔다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최정우 회장(65· 사진)이 이끄는 포스코그룹이 리튬, 니켈 등 전기자동차 배터리 필수 원자재 생산 목표를 높이고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중간재 생산능력까지 대폭 늘려 명실상부한 원자재 및 소재 최강자로 부상한다.
이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2030년 전세계에 필요한 리튬, 니켈 수요 가운데 10% 이상 공급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
23일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리튬 수요는 200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포스코그룹이 약 15%(30t만)의 공급을 할 전망이다.
또한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30년 글로벌 니켈 수요가 237만t에 이르며 이 가운데 포스코그룹이 약 9.2%(22만t)를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전세계 배터리 원자재 수요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핵심기업으로 도약하는 셈이다.
이러한 '빅 픽처'를 입증하듯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리튬 30만t, 니켈 22만t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양극재 61만t, 음극재 32만t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포스코그룹이 2030년 리튬 22만t, 니켈 14만t을 자체 공급하고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지난해 사업목표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흔히 전기차 배터리로 불리는 '2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가지 소재로 이뤄진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원가의 40%인 핵심 소재다.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나오는 리튬 이온을 보관하고 방출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음극재는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분리막은 2차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얇은 막으로 미세 가공을 통해 리튬이온만 들어오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 소재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 확보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전사적 차원에서 원자재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룹에서 양극재,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완성차 업체 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맺어 양극재 생산량을 늘려 2030년 2차전지소재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 다변화된 공급 루트로 세계 곳곳서 리튬, 니켈 조달
철강업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10년 리튬 생산기술 개발에 착수해 ‘염수’와 ‘광석’ 에서 리튬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리튬을 추출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 광권을 인수했다. 이 염호를 통해 포스코홀딩스는 앞으로 20년 동안 해마다 2만5000t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2018년 호주 광산기업 필바라미네랄스에 지분투자한 포스코홀딩스는 광석 리튬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급체계를 갖췄다.
이와 함께 포스코홀딩스는 광석 리튬 생산법인 ‘포스코리튬솔루션’ 지분 18%를 필바라미네랄스에 양도하고 회사 이름을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으로 바꿔 연간 31만5000t의 리튬 광석을 공급받기로 했다.
니켈 글로벌 공급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5월 호주 니켈 광업 기업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2억4000만 달러(약 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4년부터 니켈 7500t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포스코그룹 계열사 SNNC는 오는 2023년까지 연산 2만t 규모의 2차전지용 고순도니켈 정제공장을 신설하고 자체 니켈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포스코 생산역량을 활용해 친환경 고순도 니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폐배터리로부터 리튬, 니켈 등을 추출하는 체계를 구축해 자원순환에 앞장설 방침이다.
■ 글로벌 고객사 확보해 양극재 공장 확대... 차세대 음극재 개발에도 앞장서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3월 GM과 손잡고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양극재는 GM의 험머EV, 리릭, 실버라도EV 등 전기차(EV)에 사용될 예정이다.
양극재 합작공장은 향후 GM 전기차 사업규모가 커지면 투자를 더 늘릴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처럼 소재 기업이 성장하려면 배터리 업체는 물론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이 필수"라며 "포스코케미칼은 GM, 국내 2차전지 제조업체 LG에너지솔루션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며 양극재를 공급해 향후 설비 증설에 따른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극재는 아직까지 흑연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실리콘을 사용하는 '차세대 음극재' 개발 움직임도 불거지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흑연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이 큰 편"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을 비롯해 탄자니아, 호주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실리콘계 음극재도 소홀히하면 안되는 대목"이라며 "2030년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기 위해 기술력과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으며 유럽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체계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