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경기도 ‘신청사 시대’…‘인인화락’ 실현 가능할까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인인화락(人人和樂, 사람과 사람이 화합해 행복하다)’
올해 광교 신청사에 새롭게 둥지를 튼 경기융합타운의 비전이다. 경기융합타운은 경기도청사와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이 한 장소에 모인 행정타운이다. 지난 1월 말 경기도의회가 해당 신청사로 옮겼으며 오는 30일 경기도청 또한 이전을 완료하게 된다. 이후 경기도 교육청이 10월 이전을 시작한다.
해당 타운은 상공에서 보면 3개 광역 행정 기관들이 사람 인(人)자를 이루도록 건물이 배치돼 사람이 화합을 이룬다는 상징을 담고 있다.
신청사로 이전하기 전 경기도의 행정 기관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 위치해 있던 사실을 감안할 경우, 이와 같은 경기융합타운이 가진 의의는 단순한 상징에 그치지 않아 보인다.
구청사 시절에 도의회와 도청은 팔달구 효원로에 함께 있었지만, 도교육청은 수원시 장안구 조원로에 위치해 있다. 함께 이전하게 될 경기주택도시공사(권선동)와 경기신용보증재단(이의동) 등 타 지역에 위치한 주요 공공기관들까지 감안할 경우 행정, 업무, 주거, 상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별 기관들이 한 장소에 둥지를 틀게 된다.
이처럼 경기융합타운의 비전이 나타내듯이, 광교 신청사의 가장 큰 의미는 화합이다.
물론 신청사 이전 시기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6.1 지방선거를 보고 있자면 화합의 의미가 잘 실현될지 의문이 든다. 지방선거가 대선 2라운드로 여겨지면서 진보와 보수 간 진영 싸움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로 경기도지사와 경기도교육감, 경기도의회 의원이 결정되는데 벌써부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 대결이 최대 관심사이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맞붙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기교육감 선거 역시 보수 임태희 후보가 진보 성기선 후보의 13년 진보 교육행정을 뒤집을지가 관점 포인트로 여겨진다.
물론 대선이 끝난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지방선거가 이뤄지는 만큼 대통령을 당선시킨 정당이 지방선거에서도 우세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패배한 정당에서는 견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각의 절박성은 있다.
그렇지만 오로지 이기기만을 위해서 서로를 공격하는 진영 대결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큰 후유증을 남기기 마련이다. 이미 대선이 끝나자 마자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밀어붙이며 ‘입법 꼼수’를 부렸고 여기에 국민의힘은 합의와 파기를 반복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처럼 진보와 보수 간 당리 갈등 끝에 화합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새로이 뽑히는 경기도지사와 경기교육감,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정책 방향은 다를 가능성이 크다.
3개 광역 행정기관이 한 장소에 모여 화합의 시너지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음에도 전혀 활용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경기융합타운은 물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일치점을 찾기 쉬운 최적의 환경이다. 진영 논리에 갇혀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 안에 화합의 의미는 없다.
다가오는 경기도 신청사 시대에는 당리 갈등을 떠나서 바람직한 행정적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