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글로벌 극단적 공포 완화 속 우상향 흐름...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30일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이 그동안 미국 통화 긴축, 중국 경기 둔화 등 글로벌 악재 등이 완화한 가운데 시장 분위기는 극단적 공포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제지표가 호조여도 증시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주는 물가지표가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은 경제지표의 긍정적인 면보다 그 이면에 내포된 인플레이션, 경기둔화 우려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어서다. 여타 경제지표보다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특히 시장은 경기 흐름도 중요하지만 자체 모멘텀을 보유한 산업으로 시선을 이동할 수 있다. 전문가는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 완화에 따른 출하량 증가가 기대되는 자동차·전장 분야와 신작 모멘텀이 기대되는 게임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미 베이지북·고용보고서·한국 수출입동향 등 주목
이번주 코스피는 월말·월초 주요 경제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국내는 내달 1일 한국의 5월 수출입동향 발표와 미국은 ISM 제조업지수, 베이지북, 고용보고서 등이 잇따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12개 지역 연준이 2일 발표하는 베이지북은 관할 지역 내 현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보고서다. 1년에 8회, 각각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된다. FOMC가 단기 금리를 결정하는 데 참고자료로 쓰인다.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는 내달 3일 공개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크다. 고용보고서는 비농업고용자 수 증가와 실업률 등의 고용현황이 담겼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부가적인 정보인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다.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오를 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어서다.
임금이 오르면 기업의 인건비와 제품, 서비스 가격 등이 모두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재 5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과 같은 5.5%(전년 동기비 기준)다.
5월 수출입동향은 내달 1일 발표도 주시할 필요성이 있다. 무역수지는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 3월과 4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5월 1일부터 20일까지 잠정 집계한 결과 48억2700만달러가 적자였다. 내달 하순(21~31일) 수출입 규모에 따라 흑자로 돌아설지, 3개월 연속 적자가 유지될지 판가름 난다.
지난주는 미 4월 PCE 물가 및 개인지출 지표가 양호하게 집계되면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및 미국 소비둔화 우려가 완화됐다. 이에 지난 주말 사이 미 증시는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내 증시도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지난 20일까지의 수출 증가율은 24%로 높았다”며 “일평균 수출액 기준으로는 7.6%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美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vs 中 확산세 진정...반도체·자동차 수혜 ‘주목’
이번주 코스피는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중국 코로나 확산세 진정이 맞물려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중국은 베이징 내 신규 감염자 수가 빠르게 줄면서 베이징시 대중교통과 쇼핑센터 영업 제한을 완화 중이다. 상하이도 다음 달 1일부터 봉쇄조치를 해제할 예정이어서 중국 공급망 차질, 물류난 이슈가 해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중국 공급망 차질 이슈가 해소된다면 반도체와 IT하드웨어, 자동차, 운송(해운) 업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해운의 경우 지체됐던 물량이 몰리면서 해상 운임가격이 이미 오름세다. 다만 향후 중국이 완전한 리오프닝(경제 재개) 전환 시 재확산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도 최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오르는 추세다. 지난 25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 평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11만0446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10% 증가다.
급격한 증가세는 아니지만 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BA.2.12.1)가 우세종이 되며 신규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는 점, 이 변이가 국내도 확인됐다는 점은 예의주시해야 한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 중국 리오프닝 관련 업종의 강세가 예상되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일부 보수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리오프닝 관련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려면 분할 매수를 통한 단계적 비중확대 또는 투자 시계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위험 관리 관점에서 유효하기 때문이다.
■ 이번주 미국·중국·한국 휴장으로 관망세...韓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가 관전포인트
이번주는 글로벌 증시 곳곳 휴장 일정이 있는 만큼 관망세도 예상된다. 미국 증시는 30일 메모리얼 데이로, 한국은 내달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중국은 오는 3일 단오절로 휴장한다.
특히 투자자들은 국내서 예정된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로,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처럼 직접적으로 국정 전반의 방향성을 정하는 선거는 아니다.
다만 지난 3월 9일 대선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아서 여야 대립이 강하다는 점은 향후 입법부의 주도권을 어느 정당이 가져갈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전국 광역단체 중 민주당은 4곳, 국민의힘은 9곳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대 광역자치단체(인구 1350만명)인 경기도지사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박빙으로 증시에 관전포인트다.
현재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청와대 개방 등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회간접자본(SOC) 민영화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등을 고리로 윤석열 정부에 맞선 견제와 균형을 강조하며 맞서는 모습이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2,550~2,670선...주간 주요 이벤트 일정은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2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p) 3.3%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0월(3.3%)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도 글로벌과 마찬가지로 물가 대응 의지가 강화되는 중이다.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1.50%→1.75%)했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은 해외 자산 대비 국내 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므로 통화 강세 요인에 해당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차는 유로, 엔화 등 선진국 통화와 설명력이 높다”며 “경험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있어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방향성 재료는 아니다. 2011년 이후 우리나라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2017년 사례를 제외하면 3개월 이후 원·달러 환율은 모두 상승했다”고 말했다.
결국 길게 보면 글로벌 경기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향후 경기 방향성을 볼 때 최근 원화 약세 배경인 무역수지 적자 개선도 다소 제한될 여지가 있다.
글로벌 경기 흐름과 밀접하게 연동되는 원화의 특징을 고려하면 하반기 재차 원화 약세 압력이 부각할 가능성도 크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550~2,670선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6월 코스피가 2,540~2,740선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고용·한국 수출 등 경제지표 호조,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우려 불식 등이 꼽혔다. 하락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이 거론됐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 메모리얼데이 휴장(30일), 한국 4월 산업활동동향·미 5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31일), 한국 전국동시지방선거 휴장·한국 5월 수출입동향·미 5월 ISM 제조업(6월1일), 미 연준 베이지북 공개·미 4월 내구재 수주(2일), 중국 단오절 휴장·미 5월 고용보고서(3일) 등이 있다.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30원~1280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