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콘텐츠 광폭투자' KT, 올해 안방극장 뜨겁게 달굴까

이화연 기자 입력 : 2022.06.02 05:00 ㅣ 수정 : 2022.06.06 01:20

KT스튜디오지니 아래 미디어·콘텐츠 계열사 전진 배치
원천 IP 확보에 투자 지속…밀리의서재 IPO로 실탄 확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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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회사 사업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KT가 디지코 전략의 한 축인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열의를 보이면서 KT스튜디오지니가 미디어·콘텐츠 사업 컨트롤타워로 활약하고 있다.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KT그룹이 미디어·콘텐츠 사업 컨트롤타워(총괄 사령부) ‘KT스튜디오지니’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투자부터 제작, 유통까지 모든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아우르는 법인으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년간 KT스튜디오지니 산하에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를 전진 배치하며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부여했다.

 

특히 신경 쓴 대목은 콘텐츠 재료가 되는 지식재산권(IP) 확보다. KT는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를 인수한 데 이어 유명 감독·PD가 소속된 콘텐츠 제작사에 지분을 투자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CJ ENM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유통 경쟁력까지 더하게 됐다.

 

담금질을 끝낸 KT스튜디오지니가 올해부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굴 양질의 콘텐츠를 본격 공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제작부터 유통까지…콘텐츠 컨트롤타워 ‘KT스튜디오지니’

 

국내 2위 이동통신 사업자 KT가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회사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 이하 디지코) 사업 비전과 연관이 있다. KT는 디지코로 전환하기 위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콘텐츠 등 탈(脫)통신 사업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디지코 전략 연장선에서 KT는 올해 4월 미디어데이를 열고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 축으로 콘텐츠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KT스튜디오지니는 2025년 이 분야에서 5조원대에 이르는 연간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가 지난해 3월 신설한 콘텐츠 투자·제작·유통 법인이다. 이에 따라 KT는 원천 IP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직접 기획·제작해 시장에 유통하는 미디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KT스튜디오지니가 △스토리위즈(웹툰·웹소설) △밀리의서재(전자책) △지니뮤직(음원서비스) △스카이TV(방송채널·PP) △미디어지니(PP) △HCN(케이블방송) △KT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시즌(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거느리며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밀리의서재와 미디어지니, HCN은 KT가 지난해 인수합병(M&A)한 회사다. 밀리의서재는 최근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으며 HCN은 KT스카이라이프와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 중이다. 

 

KT는 또한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가 보유한 주요 채널을 ‘ENA’ 브랜드로 통합했다. 스카이TV의 ‘SKY’와 ‘NQQ’가 ‘ENA’와 ‘ENA 플레이’로, 미디어지니의 ‘드라마H’와 ‘트렌디’가 ‘ENA 드라마’와 ‘ENA 스토리’로 각각 회사 간판을 바꿨다.

 

기존 KT의 OTT 전문 법인 '케이티시즌'도 KT스튜디오지니 산하로 편입됐다.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 3월 국내 최대 미디어 기업 CJ ENM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해 콘텐츠 공동제작, 유통망 확대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KT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유명 감독·PD들이 소속된 제작사 ‘점보필름’ 지분 30%를 확보해 IP와 제작 역량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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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 (사진=KT)

 

■ 담금질은 끝났다…KT표 오리지널 콘텐츠 ‘봇물’

 

KT는 KT스튜디오지니의 수직계열 완성과 IP 확보를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올해 24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ENA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를 시작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호' '나의 시크릿 파트너' 등 인기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살펴보면 ‘KT미디어허브’ 때의 시행착오는 없는 듯하다. KT가 2012년 말 야심차게 출범시킨 콘텐츠 전문 자회사 KT미디어허브는 3년 만인 2015년 본사로 흡수합병됐다. 당시 미디어허브 역할은 콘텐츠를 수급해 유통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KT 콘텐츠 그룹사는 밀리의서재, 미디어지니 등 인수합병(M&A)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어났다. 밀리의서재가 계획대로 연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 KT의 콘텐츠 투자는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시장은 KT 미디어 부문의 적극 행보가 그룹사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최근 CJ ENM과의 파트너십, 채널 리브랜딩으로 미디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며 "내부물량(captive)으로 제작·유통해온 하던 콘텐츠를 글로벌 OTT 유통까지 다각화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형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KT그룹사는 콘텐츠 자회사 스튜디오지니가 향후 CJ ENM과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각사 채널·OTT을 통해 협력할 예정"이라며 "KT가 본업과 신사업에서 모두 놀라울 만한 좋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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