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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노트북, 국내에서도 외국업체에 텃밭 뺏기는 신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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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6.02 02:20 ㅣ 수정 : 2022.06.06 01:21

삼성·LG전자 노트북, 해외에서 존재감 잃은 가운데 국내시장마저 위협당해
두 업체 국내시장 점유율 한때 70%에서 최근 50%대로 밀려나는 수모 당해
삼성·LG 주춤한 사이에 에이수스·레노버· 애플 가파른 성장곡선 그려
올해 1분기 커머셜 노트북 시장 왕좌 에이수스에게 돌아가
삼성·LG 프리미엄급 노트북 시장 주력...해외업체 고급화 전략에 주춤
LG전자 모바일 사업 철수처럼 노트북시장도 '선택과 집중' 기로에 서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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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이마트 왕십리점 노트북 코너에 진열된 제품들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노트북 컴퓨터 사업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두 회사 노트북 제품은 전 세계 시장에서 순위권 안에 들지 못해 시장조사업체들이 별도 점유율 추산조차 하지 않을 만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하지만 두 업체가 안심해온 한국 노트북 시장도 판도가 바뀌는 모습이다. 두 회사의 주 무대인 한국시장에서 외국산 노트북 제품이 차츰차츰 입지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대만 전자제품 기업 ASUS(에이수스)는 최근 두 회사 제품을 제치고 국내 커머셜 노트북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에 어두운 그림자가 점차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외산 노트북의 위협은 이미 시작된지 오래다.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노트북이 한창 인기 있던 시절만 해도 두 회사 노트북의 합산 점유율은 70%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나머지 30%를 외국산 브랜드가 차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삼성과 LG의 시장점유율이 50%대까지 추락했다. 두 업체가 이처럼 시장에서 밀려나는 배경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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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IDC리포트 / 그래픽=에이수스]

 

■ 국내 시장 파고드는 외국산 노트북

 

노트북 시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봤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 등의 영향으로 노트북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2021년 노트북을 포함한 국내 PC시장은 2020년과 비교해 15.3% 증가한 607만대를 출하했다. 

 

국내 시장에서 코로나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은 것은 외국산 업체다. 본래 국내 노트북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강 구도로 장악하고 있었다. 양사의 합산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8년 66.3% △2019년 63% △2020년 61.1% △ 2021년 69.2%로 집계됐다. 

 

국내 노트북 시장의 70% 가까이 장악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21년 2분기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에이수스와 레노버, 애플 등 외국산 브랜드들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21년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33%, 21%를 기록했다. 두 회사 합산 점유율이 1분기 69%대에서 2분기 54%대로 크게 낮아졌다. 이와 달리 에이수스와 레노버, 애플 등은 40%대를 돌파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레노버, 애플, HP코리아, 에이수스 등이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 41.4%를 기록했다. 이들 외국산 업체가 시장점유율이 47%를 달성한 전 분기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28.7%와 비교하면 10% 포인트 이상 크게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급기야는 올해 1분기 커머셜 노트북 시장 점유율 1위를 에이수스에게 내줬다. 에이수스는 커머셜 노트북 부문 시장 점유율이 31.6%를 기록하며 전체 1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외국산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2위와 3위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수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수요가 크게 늘어 공공 및 기업, 교육 시장, 렌탈 시장 등 새로운 분야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신규 시장을 적극 공략한 점이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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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 삼성·LG전자, 글로벌 판매에서 '기타 제품' 분류 수모 당해 

 

사실 삼성전자와 LG전자 노트북은 전 세계 시장에서는 기지개조차 제대로 못 펴는 신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노트북 시장의 점유율 1위는 중국 Lenovo(레노버)다. 레노버는 지난해 6340만대를 출하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24%를 차지했다. 레노버에 이어 △HP 22%와 △DELL(델) 17% △애플 9% △에이서(Acer) 7% △기타 21%가 뒤를 이었다.

 

글로벌 판매 순위에서 상위 5위 안에 들지 못한 국내 브랜드들은 순위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고 기타 제품으로 분류되는 신세가 됐다.

 

물론 이 같은 결과는 국내 기업의 선택적인 이유도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한때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해 2013년 3분기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7.8%를 기록하며 상위 6위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그 이후 노트북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했다. 그 이유는 노트북 시장의 가격경쟁 면에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데 있다. 레노버나 에이수스처럼 중저가 노트북과 경쟁해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해 큰 손해를 입기 전에 빨리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주 무대로 공략해 왔다. 국내 시장을 독식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레노버나 에이수스 등이 중저가 노트북 제품으로 치고 올라오고 거기에 애플이 ‘맥북’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며 이마저도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첨단 기술이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 돼가고 있고 그만큼 세계적인 제조 회사도 많아졌다”며 “현재 국내 노트북 주요 소비층인 MZ세대(20∼40대 연령층)의 소비 성향은 애국을 위해 반드시 국산을 고집하진 않는다.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이 PC, 모바일, 앞으로 전기자동차까지 모든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라면 삼성전자나 LG전자는 기술력 기반으로 성장해 온 전자기기 회사”라며 “모바일이 PC나 랩톱(LapTop, 노트북) 시장을 넘어선지 오래다. 결국 이 같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기업은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접었던 것처럼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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