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식량안보 도우미로 나서...우크라 곡물터미널 운영 재개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직원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글로벌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운영을 부분 재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Миколаїв)에 자리잡은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터미널이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공급망 붕괴를 우려한 고객사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이번에 출하된 물량은 밀 2000여t이며 곡물터미널에는 현재 11만5000t의 밀, 옥수수, 보리 등 곡물이 보관돼 있다.
현재 우크라니아 남부 흑해 항만 봉쇄로 선박을 활용한 해상 공급로는 차단됐다. 그러나 이조프(Izov), 바둘시렛(Vadul-Siret), 우즈고로드(Uzhgorod) 등 육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지역으로 곡물 운송은 가능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후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정부의 우크라이나 여행금지 발령에 따라 우크라이나 주재원들은 일시 귀국했지만 원격 업무를 통해 현지 직원들과 교신하며 설비와 시설물을 관리해 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주요 국가 대사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Київ)로 복귀해 직원 안전을 최우선 고려하면서 육로 중심의 출하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7~8월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철로 한 해 농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전시상황이지만 남부지역에는 밀과 옥수수 등 작물이 재배되고 있어 농가와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고와 저장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셜이 운영중인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은 지난 2019년 9월에 준공됐으며 올해 2월까지 약 250만t 규모의 곡물을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수출해 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크라이나산 밀이 2020년 10월 국내로 반입됐다. 이는 한국기업이 보유한 해외 곡물수출터미널을 통해 반입된 첫번째 사례로 해외 곡물의 안정적인 공급체계 확보에 기여했다는 의미가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핵심사업 중 하나인 식량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곡물 취급량을 2500만t, 매출을 1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농장-가공-물류로 이어지는 밸류체인(가치사슬) 확장이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북남미지역 등 타 원산지국에서도 사업을 개발해 안정적인 곡물조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농업분야 추세 변화에 발맞춰 유망 어그테크(Ag-Tech)기업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식량안보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새 정부도 ‘식량주권 확보’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민간기업이 해외에 투자할 때 정부도 비축제도 정비를 통한 우선공급권 부여, 해외공동 투자 등 민관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