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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무역수지 적자, 韓 증시 외국인 이탈 우려...정유·석유·화학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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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6.03 08:23 ㅣ 수정 : 2022.06.03 08:23

에너지,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원유·가스·석탄 수입액 84% 급증
수출액 615억달러, 5월 기준 최고치...석유제품 등 주요품목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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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3일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지표에 악영향을 끼치자, 외국인 투자자 이탈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상당 기간 한국 경제의 버팀목은 건전한 재정과 탄탄한 무역 흑자였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를 높이 평가한 부분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역대 월간 수출액 중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하는 셈이다. 그러나 무역수지는 4월·5월 연달아 적자다. 

 

일평균 수출도 역대 3위다. 어떤 업종을 막론하고 단가 상승효과가 한몫했다. 특히 석유제품 품목은 전년 대비 100% 넘게 증가했고, 4개월 평균으로 치면 90%에 육박하는 증가세다. 그중 정유 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이 재확인된다.

 

전문가들은 단가 상승세는 다소 약화했어도 물량은 양호한 제조업 경기를 반영해 올해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통상 주식시장은 얼마만큼 세계 경기가 잘 돌아가느냐에 달렸다”며 “이번 5월 수출은 역대급 성적표가 나왔지만 상당 부분 가격 측면의 요소다 보니 수량 측면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나오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향후 수출 부분이 모멘텀 자체가 둔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증시가 살아나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경제가 돈을 벌고 있어 시장이 매력적으로 인식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안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당면하는 상황도 점점 나빠질 수 있다”며 “수출이 잘 돼야 하는데 수입이 더 많이 늘었고 무역수지 적자가 하반기 내내 적자 상태가 지속된다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계속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해 지수를 짓누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수출 전년비 21.3%↑, 수입 32.0%↑...무역수지 2개월 연속 적자

 

우리나라 수출은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면서 무역수지가 적자다. 630억달러를 웃돈 수입액 탓이다. 이로써 연간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78억40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61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1.3% 늘었다. 수입은 632억2200만달러로 32.0% 늘어났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6억6000만 달러 적자였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적자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올해 무역수지는 지난 1월 47억3400만달러 적자 뒤 2월 8억9200만달러 반짝 흑자를 냈다가, 3월 1억1500만달러 적자와 4월 26억6000만달러 적자였다. 

 

15대 주요 품목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수출액은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107.2% 늘어난 64억1000만달러로 처음 60억달러를 넘어섰다. 

 

주요 수출 품목 15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의 도움으로 석유제품 수출액이 처음 60억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컴퓨터(29.1%)와 바이오헬스(24.6%), 이차전지(13.9%) 등 신(新)산업 품목도 역대 5월 중 최고실적을 나타냈다. 반도체(15.0%)와 철강(26.9%)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 대상 지역·국가별로 보면 인도(70.3%)와 미국(29.2%), 유럽연합(EU·23.5%),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23.0%) 등에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지난 4월 감소를 기록했던 중국도 지난달에는 증가(1.2%)로 돌아섰다.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59.4%와 80.7% 급감했다.

 

다만, 이번 수출 최대 성적표로 볼 때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양호하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반기도 양호한 선진국 구매력과 적은 공급 부담, 중국 경기 반등이 글로벌 경기 확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가는 향후 수출 증가세는 둔화하겠지만, 연간 수출이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해 예상 상회할 가능성 크다고 전망했다. 

 

업종 단에서는 수출물량이 꾸준하게 늘어나면서 매출원가율 측면에서도 양호한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을 꼽았다. 

 

■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 비용 더 많아...원유·가스·석탄 수입액 84.4%

 

5월도 수입액 증가의 주요 원인은 크게 오른 에너지, 원자재 급등 탓이다. 여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미·아르헨티나 가뭄, 중국 봉쇄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급등 영향이 컸다.

 

이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47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4% 늘었다. 

 

특히 석탄은 234.9% 급증한 27억8000만달러로 지난 3월(21억2000만달러)의 월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철금속 수입액도 증가 추세다. 지난달 알루미늄 수입액은 50.2% 늘었고 구리광은 25.7% 증가했다. 밀·옥수수 등 농산물 수입액도 24억2000만달러로 3개월 연속 20억달러를 웃돌았다.

 

수입액은 지난해 12월(611억6000만달러)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지난 2월(531억달러)을 제외하고는 지난달까지 모두 600억달러를 웃돌았다.

 

■ 수출 강국, 韓 무역 전선 비상등...정부, 엄중한 상황 대처 의지 드러내

 

수출 강국 한국의 무역 전선에 비상등이 켜지며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의 수입액 증가율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수출액 증가율을 넘어섰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조만간 수출대책회의를 열어 업종별 특화수출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상황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직면한 글로벌 저성장,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이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을 이뤄온 한국 경제에 엄중한 상황으로 여겼다. 

 

한국 경제는 주된 성장엔진이 무역이다. 이에 정부는 기업이 직면한 금융·물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일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경제단체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규모 규제 완화와 세제 개편을 약속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 당분간 5%대의 소비자 물가 상승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계 각 부문에서 경쟁적인 가격 및 임금 인상이 오히려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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