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금리 상승과 금융주 투자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6.09 01:50 ㅣ 수정 : 2022.06.09 01:50

[기사요약]
금리가 오르면 금융업종 주식 투자 관심 증가
미국 보험업종의 경우 분명한 상관관계 나타나지만, 증권과 은행업종은 그렇지 않아
금리 상승이 자산가격 하락과 신용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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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echfunnel.com]

 

[뉴스투데이=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최근 금리가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증시에서 관심을 끄는 업종이 있다. 바로 금융주다.

 

금리가 오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너도 나도 금융주 투자를 권하며, 기관투자자들도 주식 포트폴리오 중 금융주의 비중을 높인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과거 경험상 금융주 주가가 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올해 들어 S&P500 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보험업종 주가는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접근은 논리적으로도 타당하다. 대부분 금융기관들의 수익에 금리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실 특정 국가의 금리는 결국 그 나라에서 특정 기간 동안 창출되는 부가가치 중 타인 자본이 수취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한다.

 

성장률이 높아 금리가 높아지면, 돈을 제공한 사람들은 그에 비례해 더 높은 수익을 챙기게 되고, 때로는 자금 대부자로 때로는 자금 차입자로 중개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의 수익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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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RX, Refinitiv, SK증권]

 


• 금융 업종 내에서 실적은 차별화, 보험업종만 뚜렷한 금리 연동성 나타나

 

하지만, 이러한 관계가 언제, 어느 경우에나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 업종별로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고, 금융기관의 수익에는 금리 이외의 다른 상황도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가 오를 때 신용 위험과 자산가격 하락이라는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금융 업종별로 금리 변동의 영향이 다른 것은 결국 각 금융기관의 업무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금리 상승이 가장 유리한 업종은 역시 보험업이다.

 

보험업은 기본적으로 가입자의 자금을 정기적으로 수취해 운용한 후 미래 특정 조건이 나타났을 때 지급하는 일을 기본 업무로 한다.

 

그런데, 어떤 시점의 보험료는 과거 일정 기간의 금리를 반영해 결정된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면, 낮은 금리에서 결정되고 수취된 보험료를 높아진 금리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금리 상승기에 조달 비용 대비 운용 수익률이 더 빠르게 올라 수익성이 제고되는 것이다.

 

물론 최근 일부 보험사가 보유 증권을 만기 보유가 아닌 단기 매매나 매도 가능으로 분류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실적을 높이기 위한 근시안적 결정이 반대의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하지만, 순수하지 못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부채의 만기가 자산 만기보다 훨씬 더 긴 국내 보험사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의 가치 하락보다 부채의 가치 하락 폭이 크기 때문에 실질적 위험이 커졌다고 보긴 어렵다.

 

반면 증권회사는 다르다. 증권회사는 기본적으로 예금 기능이 없고, 대부분의 자금 조달이 단기로 이뤄진다. 따라서 지금처럼 정책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오를 때 운용하는 자산의 수익률보다 조달 비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있다. 보험사의 경우 많은 보유 자산이 만기 보유 계정으로 분류되어 시가평가 적용을 받지 않는 반면, 증권사의 보유 자산은 기본적으로 단기 매매하는 자산으로 시가평가가 적용된다. 금리가 올라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단기에 큰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중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는데, 여기에는 주식 거래 위축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손실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금리 하락을 점치고 단기 조달 자금으로 장기채권을 매수했던 증권사의 경우에는 손실 폭이 매우 컸을 텐데, 10년 만기 장기채권의 경우 한달 간 1%포인트 정도 금리가 오를 때 8% 이상, 30년 만기 장기채권은 20% 가까이 가격이 하락한다. 주식에 못지않은 하락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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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inance.yahoo.com]

 


• 증권과 은행 업종은 보유자산 가치 하락과 신용 위험 증가라는 부담 고려해야

 

은행의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은행의 주된 업무는 예금과 대출인데, 금리 상승기에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가 커져 마진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일반적으로 은행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빨리 높여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 국내 대형 은행들이 이런 모습을 잘 보여주는데, 이러한 전략을 통해 최근 은행의 전체 수익 중 이자수익 비중은 지난해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대출 중 일부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지금처럼 코로나19에 따라 자동으로 대출이 연장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해당 조치가 마무리될 때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게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은행 업종 주가는 올해 들어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수만큼 주가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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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RX, Refinitiv, SK증권]

 

결국 금리가 오른다고 모든 금융업종이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니란 점에 주의해야 한다. 증권과 은행업종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이나 신용위험 증가가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위험은 일부 대응에 실패한 보험사에도 나타날 수 있다.

 

금리 상승은 금융주 투자에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지만, 업종별, 금융기관별로 차별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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