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에 늘어나는 현금서비스…카드론 받기 어려운 저신용자 몰려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6.13 07:08 ㅣ 수정 : 2022.06.13 07:08

1분기 현금서비스 실적 전년 동기比 6.2% 증가
카드론은 15% 감소…DSR 규제 강화에 풍선효과
취약차주 많아 대손충당금 등 리스크 관리 필요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저신용자가 대출을 받기 더욱 어려워진 가운데 카드론 이용이 감소하고 현금서비스 이용이 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이 취급한 올 1분기 현금서비스 실적은 12조778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2조329억원)와 비교할 때 6.2%(7452억원) 증가한 수치다.

 

현금서비스 실적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우리카드로, 같은 기간 1조341억원에서 40.1%(4148억원) 늘어난 1조4489억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증가는 우리카드가 1분기 현금서비스 수수료 할인 행사를 진행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1월 새해를 맞아 2022명에게 현금서비스 누적 이용금액에 따라 현금을 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한 롯데카드도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실적이 1조3150억원에서 1조3777억원으로 4.8%(627억원) 증가했다.

 

이 밖에 △KB국민카드 2조1136억원→2조3259억원(10.0% 증가) △신한카드 3조1445억원→3조2844억원(4.4% 증가)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일부 카드사는 현금서비스 실적이 감소했지만 업계 전체으로는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 2조2804억원→2조2738억원(0.3% 감소) △하나카드 7706억원→7553억원(2.0% 감소) △현대카드 1조3692억원→1조3121억원(4.2% 감소) 등 현금서비스 실적이 감소했다.

 

업계 현금서비스 실적이 흐름과 달리 카드론 실적은 감소했다. 이들 카드사 7곳의 올 1분기 카드론 실적은 11조6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7084억원과 비교해 15%(2조793억원)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이 기간 2조7713억원에서 2조8891억원으로 카드론 취급액이 4%(1178억원)증가했고, 삼성카드 역시 2조3684억원에서 2조4277억원으로 3%(593억원) 늘었다.

 

그러나 △KB국민카드 2조1137억원→1조9469억원(8% 감소) △롯데카드 1조5779억원→1조2692억원(20% 감소) △현대카드 2조1847억원→1조6906억원(23% 감소) △우리카드 1조4715억원→9004억원(39% 감소) △하나카드 1조2209억원→5052억원(59% 감소) 등 전반적으로 카드론 취급액이 줄었다.

 

이처럼 카드론 실적이 줄고 현금서비스 실적이 증가한 배경에는 DSR 규제 강화가 있다. 지속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이 악화하자 카드사들은 대출상품으로 수익을 보전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카드론이 DSR 규제에 포함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지자 카드업계가 현금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해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현금서비스는 단기대출 상품으로 돈을 빌린 다음 달 결제일에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카드론보다 한도가 낮을 뿐 아니라 금리도 높다. 지난 3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2.52~13.59%였다.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16.41~18.91%로 카드론에 비해 3.89~5.32% 높은 것이다.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에 차주가 몰리면서 카드사들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보전할 수 있게 됐지만,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 대부분이 저신용자인 점을 감안하면 좋은 상황은 아니다. 고객의 상환능력이 불안한 만큼 부실대출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현금서비스 취급액이 증가하면서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확보할 필요가 커졌다. 취약차주에 대한 리스크를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DSR 규제의 영향으로 카드론 취급액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DSR 규제를 받지 않는 현금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일부 카드사는 현금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해 카드론 축소로 악화한 수익을 만회하려 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현금서비스 실적 증가가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부실 위험이 큰 만큼 대손충당금을 확충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