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경쟁’ 치고 나가는 하나금융···뒤쫓는 우리금융, 비은행 부재 과제
2분기 시장 전망치상 하나금융 3위 사수
하나금융과 순이익 격차 1분기보다 확대
우리은행 실적 좋지만 비은행 부재 한계
증권·보험사 M&A 통한 체급 확대 필요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내 금융지주 3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올 2분기(4~6월) 순이익 격차가 다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상승기 이자 이익 증가로 은행 부문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금융의 비(非)은행 부재가 실적 경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올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각각 9606억원, 8123억원이다. 하나금융이 KB금융(1조3847억원)과 신한금융(1조2488억원)에 이어 3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전례 없는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대출 자산 확대와 금리 상승기가 맞물리면서 이자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중에는 4월과 5월 기준금리가 연속 인상됐다.
4대 금융지주 실적 발표 때 주목받는 건 순위 경쟁이다. 특히 2분기 실적의 경우 한 해 중 절반(상반기) 장사를 마치고 나오는 성적표인 만큼 각 금융지주의 연간 수익 규모도 가늠해볼 수 있다.
그동안 엎치락뒤치락했던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3위 경쟁도 관심사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1분기(1~3월) 하나금융을 누르고 3위에 올랐지만, 다음 분기 하나금융의 재탈환 이후 현재까지 역전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망치대로라면 우리금융의 3위 탈환은 이번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컨센서스상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2분기 순이익 격차는 약 1483억원이다. 지난 1분기(180억원)보다 8배 이상 벌어지게 된다. 하나금융은 1분기 희망퇴직·대손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을 실적에 선반영한 바 있다.
우리금융 실적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건 비은행 부문 부재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우리금융은 그룹 실적의 80% 이상을 은행 부문이 떠받치고 있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은행 부문만 놓고 겨뤘을 땐 우리금융이 하나금융을 앞서고 있다. 1분기 우리은행 순이익은 7615억원으로 하나은행(6671억원)보다 994억원 많다. 우리은행의 실적 약진에도 전체 그룹 실적을 뒷받침할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하다보니, 하나금융과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부진하면서 증권사 실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변동성을 보이는 것과 아예 없는 건 큰 차이다. 올 1분기 하나금융투자는 13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71억원 줄긴 했으나 1분기 하나금융 순이익의 15%를 책임졌다.
주요 금융지주들도 비은행 부문에 힘을 싣고 있는 추세다. 이자 이익 증가에 따른 은행 부문 성장세가 뚜렷한 건 사실이지만,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 구조 형성에 나서겠단 구상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건 우리금융이다. 완전 민영화 이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단 포부를 갖고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이다. 증권사를 최우선 인수 후보로 두고 매물 찾기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정해진 자금 안에서 이뤄지는 M&A인 만큼 시장 매물과 회사 규모, 계열사 간 시너지 등을 우선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추산하는 우리금융 M&A 투입 자금은 약 6조원 수준이다.
연내 우리금융의 M&A가 마무리되고, 비은행 계열사 퍼즐이 완성된다면 금융지주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은행 부문(우리은행)이 끌고 비은행 계열사가 미는 형태로 실적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체급을 늘려가며 하나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빅3’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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