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카드론‧현금서비스 급증…대출규제 강화 영향
1분기 말 比 5월 카드사 대출 잔액 증가
7월 예고된 DSR 규제 강화에 수요 몰린 듯
우리카드 "타사 대비 모수 작아 증가율 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당국이 내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카드사 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금융권 내에서는 금리인상기 취약 차주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DSR 규제에 앞서 카드사들이 수익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4조5816억원이다. 이는 지난 3월말과 비교해 3.4%(1조1427억원)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별로는 같은 기간 우리카드가 2조8809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11.07%(3191억원)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밖에 △현대 4조6491억원→4조9090억원(5.59%) △하나 2조2217억원→2조2868억원(2.93%) △국민 5조9547억원→6조1140억원(2.67%) △신한 7조9425억원→8조1235억원(2.27%) △삼성 5조9911억원→6조891억원(1.63%) △롯데 3조7985억원→3조8589억원(1.59%)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외에 현금서비스 잔액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들 7개사의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2092억원으로 같은 기간 2.5% 증가했다.
리볼빙 잔액 역시 6조4163억원으로 5.4% 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3월 동안 948억원 증가했는데, 4~5월 두 달 새 2391억원이 늘면서 급증한 것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이들 7개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리볼빙을 모두 합한 총 대출 잔액은 47조2072억원이다. 두 달 새 1조5384억원 증가한 것이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가 3조9382억원에서 4조2985억원으로 3603억원(9.14%) 늘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어 △현대 6조2976억원→6조6169억원 (5.07% 증가) △국민 8조2782억원→8조4960억원(2.63% 증가) △삼성 8조920억원→8조2949억원(2.50% 증가) △하나 2조9955억원→3조670억원(2.38% 증가) △신한 10조8119억원→11조534억원(2.23% 증가) △롯데 5조2933→5조3795억원(1.62%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타사 대비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모수 자체가 적어 증가율이 큰 것"이라며 "기존과 영업 형태는 동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카드사의 대출 잔액 급증은 내달 강화되는 DSR 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DSR 규제 비율은 은행의 경우 40%, 비은행은 50%다. 규제 비율은 변동이 없지만, 기존에는 총 대출액이 2억원 이상인 차주에게 적용되던 DSR 규제 기준이 1억원으로 강화된다.
규제 기준이 절반으로 낮아지면서 대출 수요 감소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도 오르고 있어 카드사들은 대출 영업에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조하고 있어 고금리 영업이 어려운데다, 카드론 금리는 연 13~19%로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근접한 상황이다.
특히 리볼빙 잔액이 급증함에 따라 부실 우려가 커졌다.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고 연기하기 위해 미리 한도를 설정한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리볼빙 잔액 급증은 신용카드 이용자의 대금 상환 능력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리볼빙의 경우 증가율에 비해 잔액 자체는 크지 않다"면서 "최근 대손충당금을 늘린 만큼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달금리가 오르고 DSR 규제가 강화돼 영향을 받지만, 연간 이자수익이 커져 대출 취급을 확대한 영향이 크다"고 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통상 2분기에는 가정의 달 등 지출 요인이 많아 카드사 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DSR 규제가 강화될 예정인 만큼 수요가 몰린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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