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0大 기업 지난해 경영 성적표 살펴보니…삼성전자 ‘웃고’ 한국전력 ‘울고’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6.22 17:03 ㅣ 수정 : 2022.06.22 17:03

국내 1000대 기업 지난해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20년만에 최고치 달성
삼성전자 지난해 영업익 약 32조원으로 역대 최고치...영업익 증가율 55.9%
한전, 1000대 기업 가운데 경영성적표 '최하위'...전기세 인상이 경영개선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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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하 순익)이 2001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하 순익)이 2001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01년~2021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인 1000대 상장사는 각 연도 매출과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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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21년 매출 1000大 상장사 영업손익 현황 [사진 = CXO연구소]

 

■ 영업이익 규모, 전년 대비 51조원 이상 늘어

 

한국CXO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45조5249억원으로 2020년 93조9149억원 대비 51조원 넘게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도 국내 1000대 기업 영업이익 규모가 최근 1년 새 55%나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1000대 기업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뜻하는 영업이익률도 △2019년 5.2% △2020년 6.3% △2021년 8.4% 등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1년 이후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은 2018년 10.7%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 위기가 우려된 가운데 국내 1000대 기업들은 위기에 따른 시나리오 경영으로 좋은 성적표를 거머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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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21년 국내 1000大 상장사 매출 및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 영향력 비중 [사진 = CXO연구소] 

 

■ 삼성전자-한국전력 ‘희미(喜悲)’ 엇갈려

 

지난해 영업내실이 크게 향상된 배경에는 영업적자를 본 기업이 감소하고 영업이익 1조(兆) 클럽에 가입한 곳이 많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기준 1000대 기업에서 영업손실을 본 곳은 112곳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2020년 대비 2021년에 영업이익이 늘어났거나 흑자로 전환된 곳은 643곳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영업이익 덩치가 1조가 넘는 기업도 18곳에서 지난해 10곳 더 늘어난 28곳으로 집계됐다. 1조 클럽 가입 기업 가운데 2020년 대비 2021년에 영업이익 증가액이 1조 원이 넘은 기업도 8곳에 달한다. 

 

대표적인 기업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21년 기준 영업이익 규모가 31조9931억원(연결기준 51조6338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2020년 영업이익(20조5189억원)과 비교해 11조원이 넘게 오른 셈이다. 영업익 증가율도 55.9%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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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21년 한국전력공사 영업손익 변동 추이  [사진 = CXO연구소]

 

 삼성전자와 달리 지난해 가장 초라한 경영 성적표를 거머쥔 곳은 한국전력이다.

 

한전은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영업이익 2조7851억원, 당기순익 1조9514억원으로 두 항목 금액 기준 모두 1000대 기업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불과 1년 사이에 상황이 반전됐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액이 7조4255억원, 당기적자액이 5조6077억원으로 1000대 기업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전은 지난 2001년부터 2021년 사이 1조원 이상 영업적자 기록한 횟수가 7번에 이른다. 경영 내실이 주기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다. 한전의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전기세와 연관돼 있다. 

 

매출원가 상승 등을 감안해 전기세를 적정 수준으로 올리면 경영 개선을 빠르게 일궈낼 수 있다. 그러나 전기세가 상승하면 서민 물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한전은 최근 정부에 kWh(킬로와트시)당 3원 인상을 요구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 폭이 직전 분기 대비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3원인데 최대치를 요구한 셈이다. 또한 분기당 3원, 연간 5원으로 제한된 연료비 조정단가 상·하한 폭 확대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추경호 부총리는 “애초부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미흡했다"며 "여러 자구노력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전기요금 인상 결정 시기를 미뤘다.

 

추 부총리는 “요금은 국민 부담과 직결된 부분"이라며 "정부는 국민과  국가 경제를 고려해 종합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통상적으로 국내 1000대 기업은 평균적으로 2년 이상 순익이 오르면 이듬해에는 내리막길로 가는 스마트폰 교체주기 패턴과 유사하다”며 “지난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1000대 기업 순익이 올랐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또 “올해는 특히 유가를 비롯해 각종 원재료 비용이 상승해 이를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한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른 매출액은 늘어나겠지만 기업 영업이익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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