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채용 어렵자 경력직 채용에 눈 돌리는 기업들, 관련시장 2배 성장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취업정보사이트 디스코(ディスコ)는 올해 취준생의 합격률이 6월 1일 시점으로 76.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5월에 비해 11.9포인트 상승한 결과이며 합격한 기업 수는 1인당 평균 2.4곳으로 이 역시 작년의 2.1곳 대비 소폭 상승했다.
또한 합격자 중 과반 수 이상은 취업활동을 이미 끝냈다고 응답했고 반대로 새로운 기업들에 계속 지원하겠다는 비율은 22.6%를 기록했는데 주된 이유는 ‘1지망 기업이 아직 남아서’, ‘합격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회사인지 알 수 없어서’, ‘합격한 회사의 향후 실적이 불안해서’ 등이었다.
이에 대해 디스코 측은 매년 취준생들의 합격이 빨라지고 합격하는 기업 수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그만큼 빈번해지는 합격포기로 인해 기업들도 취준생처럼 채용활동을 제때 끝내지 못하고 연중 매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덕분에 최근에는 높은 난이도의 신입사원 채용 대신 경력직 채용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급증하면서 경력직 채용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예로 일본 IBM그룹은 작년보다 170% 늘어난 890명의 경력직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고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와 소니도 경력직 채용을 전년 대비 100명씩 늘렸다.
한국 농가에서도 애용되는 농기계 제조사 구보타(クボタ)는 오히려 신입사원 510명보다 많은 520명의 경력직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데 ‘자동운전과 친환경 소재 등을 적용한 차세대 농기계와 건설기계의 연구개발을 위한 인재가 다수 필요하다’며 신입보다 경력직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일본경제신문이 주요기업 501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올해 인력채용 계획에서 경력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2017년만 해도 10% 중반에 머물던 경력직 채용비율이 5년 여 만에 두 배로 커진 셈이다.
직종별로는 기술직에서 경력직 수요가 전년 대비 37.1%나 늘었고 사무 및 영업직도 14.7%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28.6%의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했고 비제조업에서도 21.6%의 기업들이 작년보다 경력직을 더 필요로 했다.
이에 따라 이직은 35세가 한계라던 일본 직장인들의 상식도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뒤늦게 이직해온 중장년층은 나설 자리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일본 인재소개사업협회가 집계한 대기업 3사의 경력직 채용이력을 보면 41세 이상의 입사자 수가 5년 전에 비해 1.9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취업정보사이트 엔재팬은 ‘성장기업이나 혁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서도 중장년층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당분간은 경력직 채용시장에서도 인력쟁탈전이 가중될 것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