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경기침체 속 변동성·수급이 관건...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7일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주 코스피가 위축된 투자심리로 인한 수급 공백이 국내 주식시장을 짓누르면서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주요 자산은 스태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 중이다. 한국은 여타 주식시장 대비 더 큰 충격을 받는 상황으로, 침체우려 완화와 투자심리 개선이 필요할 때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반대매매 물량도 증시 하방 압력 요인이다.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도 기대해 볼 만하나 여전히 시장을 뒤흔들 리스크들이 상존해 있어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수급 여건 악화로 적은 물량도 지수 변동성이 커져, 이에 따른 변동성이 잦아들 때까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연준 ‘자이언트스텝’ 실시 가능성↑...韓 금리인상 예고, 통화정책 내달 13일
경기침체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통화정책에 대해, 물가안정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의지·도구를 갖췄으며 인플레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금리인상 속도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향돼 2%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증거와 경제전망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게 답변했다. 연준의 긴축정책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해서다.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발언은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플레이션 정책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물가가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은 내달 13일, 연준은 26~27일 금리 결정 회의가 예정됐다. 한국은행은 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고심 중이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실시하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외국계 자금의 국내 자본시장 이탈로 나타나 다시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자산은 스태그플레이션 및 그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 중이다”며 “한국은 미국보다 가계 총부채 상환 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이 한국 내수 소비 둔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주 코스피, 연저점 재차 경신...개인투자자, 반대매매 하방 압력
지난주 국내 증시는 급락세가 나타났다. 특히 연일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고 이에 따른 반대매매들이 쏟아져 더 큰 주가 하락을 가져왔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를 넘어서면서 외국인들의 이탈이 심화했다.
그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개인투자자가 받아내며 지수 낙폭을 줄이곤 했으나, 손실을 못 버티고 팔거나 신용거래로 인한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6월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212억원으로, 전월 대비 28% 증가했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홀로 2조6010억원 순매수, 개인·외국인은 각각 1조885억원과 1조6256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반등의 계기는 결국 침체 우려가 완화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히려 반대매매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던 업종에 대해 투자는 해볼 만해서다.
회사의 기초체력이나 이익에 대한 변화 없이 단지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의 경우 시장이 반등할 경우 상승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대매매에 따른 주가 급락장이 이어진 만큼 이에 따른 우려감도 지속될 전망이다. 반대매매로 주가가 급락했던 종목에 대한 역발상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반대매매 압력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매크로 우려로 거래대금 감소한 가운데 반대매매 물량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번주 美 물가지표 ‘중요’...PCE, 연준 물가 가늠 시 가장 선호
이번주 주식시장은 미국 물가지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소비지표가 낮게 나타난다면 그간 시장에 부담을 줬던 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할 수 있어서다.
국내의 경우 소비자신뢰지수를 비롯해 소매판매 등을 통해 기업들의 경기체감지수가 나올 예정이다. 다음달 1일은 지난 6월 수출입동향이, 2일에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온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수출입 지수가 부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해외 주요 지표로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이 꼽힌다. PCE에서 유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PCE는 연준이 물가를 가늠할 때 가장 선호하는 지표다. 이들은 고용주의 의료비용, 정부의 구매대행 등 타 주체의 지출이 포함돼 정확도가 높아 국내 증시에 영향이 미친다.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국들에서 소비자신뢰지수, PMI 등 심리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인데 긍정적일 가능성은 작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로 인해 실물 지표 흐름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PCE, 근원PCE가 전월치를 하회할 경우,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가져온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를 잠시나마 낮출 것이다"며 "경기침체의 불가피함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아주면서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심리를 낮춰줄 것이다"고 판단했다.
이번주에 발표가 예정된 심리지표 결과에 따라 시장은 널뛰기 행보가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매매로 주가가 급락했던 종목에 대한 역발상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대매매 증가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심 위축을 방증하는 신호라는 점과, 반대매매 주문은 전날 종가 대비 20~30% 낮은 금액으로 산정된다는 점에서 보이는 숫자보다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는...추천종목·주간 주요 이벤트
이번주 코스피가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 유입으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있으나, 위축된 투자심리로 인한 수급 공백과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악재만 잔존해 있을 뿐 추세적 반등을 이끌 만한 이벤트는 현재로선 전무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셀 코리아(순매도)'가 멈추지 않는 데다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로 인한 반대매매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수급 문제가 어떻게 풀릴지가 관건이 됐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 연초 이후, 단기 낙폭이 컸던 미디어나 교육, 건설, 화장품‧의류, IT하드웨어, 증권, 반도체,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등의 반등 탄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250~2,40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50원~1330원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밸류에이션 메리트, 크레딧 리스크 경감 등이 꼽혔다. 최악의 경우 2,300선이 깨질 수도 있다고도 봤다. 하락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경기침체 리스크 확대, 개인투자자 투심 위축 등이 거론됐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 5월 내구재 수주(27일), 미 6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28일), 유로존 6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29일), 한국 5월 산업활동동향·미 5월 PCE물가(30일), 한국 6월 수출입동향·유로존 6월 소비자물가·미국 6월 ISM 제조업(7월1일) 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익모멘텀이 아직은 견조한 인터넷과 이차전지, 반도체 업종의 회복력도 중요하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진정되는 상황에서 급등세를 이어가던 채권금리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유가도 120달러를 고점으로 하향 안정세라는 점은 인터넷, 이차전지, 반도체 업종의 반등 시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