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DL이앤씨, 25평형 단지 앞다퉈 선보이는 까닭은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현대건설, DL이앤씨, 라온건설, SM경남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이 84㎡(약 25평) 단일면적으로 구성된 단지를 앞다퉈 분양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은 최근 주택시장에 다양한 평형대가 나오는 가운데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 '국민평형' 청약 경쟁률· 거래 비중에서 여전히 인기
30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에 접수된 청약 통장은 총 300만9424건이다. 이 가운데 전용 84㎡에 138만326건이 소진됐다. 약 절반에 달하는 45.87%의 청약수요가 전용 84㎡에 집중된 셈이다.
청약 경쟁률에서 전용 84㎡ 인기는 확인됐다. ‘힐스테이트 대연 센트럴’ 1695.5대 1, ‘세종자이 더 시티’ 1237.5대1 등 지난해 청약 경쟁률 상위 20곳 중 10곳이 전용 84㎡였다.
전용 84㎡는 거래 비중도 높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60만3443건이며 17만9,155건이 전용 84㎡다. 비율로 보면 전체 매매자 3명 가운데 약 1명(29.69%)이 전용 84㎡를 구매한 셈이다.
이처럼 주택시장에서 전용 84㎡ 인기가 지속되자 건설사들도 전용 84㎡로만 구성된 단지들을 선보이고 있다. 선호도 높은 84㎡로만 구성되는 데다 공급하는 단지 자체도 적어 희소성이 높아 분양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경기도 시흥시에서 84㎡ 단일 면적으로 선보인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용 84㎡의 인기를 과시했다.
지난해 대구에서 장기일반 민간임대아파트로 공급된 ‘호반써밋 하이브파크’ 역시 84㎡ 단일면적으로 이뤄져 임차인 청약 모집에서 24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 주요 건설사, 전용 84㎡ 단일평형 구성 단지 잇따라 분양
전용 84㎡ 단일평형 단지 분양은 이어지고 있다. SM경남기업은 경기 양주의 총 741가구 규모 ‘장흥역 경남아너스빌 북한산뷰’ B5블록을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꾸몄다. 이 단지는 2024년 개통 예정인 교외선 장흥역 초역세권에 자리잡고 있으며 GTX A·C·F 수혜단지로도 기대가 높다.
현대건설도 경북 경주시 황성동 일대에 ‘힐스테이트 황성’을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선보였다. 비규제지역인 경주시 첫 힐스테이트 아파트로 총 608가구로 이뤄졌다.
DL이앤씨가 경기 고양시 지축동 일원에 선보인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도 전용 84㎡ 단일평형 단지다. 지하철 3호선 지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를 갖췄으며 총 331가구다.
충남 아산시에서는 라온건설이 ‘아산배방 라온프라이빗’을 전용 84㎡ 단일평형 단지로 구성해 분양했다. 총 195가구로 이뤄졌으며 탕정일반산업단지 등 대규모 산업단지들을 배후에 두고 있어 직장과 집이 가까운 '직주근접'이 가능하다.
■ ‘국민평형 25평’ 전용 84㎡ 인기 계속될까?
1~2인 증가에 따른 소형 주택 선호 현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대형 평형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전용 84㎡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이유는 아파트 실수요 대부분이 3~4인 가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자녀와 함께 사는 3040세대다. 주택 실수요자들인 이들이 집을 마련할 때 전용 84㎡를 선호하는 성향이 그만큼 강하다는 얘기다.
또한 3.3㎡(약 1평)당 분양가로 비교하면 오히려 소형 평형 아파트값이 전용 84㎡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25평형 단지가 발코니 확장이나 4베이, 4룸 등 특화설계로 이뤄져 대형 단지 못지않은 실사용 면적을 확보해 가성비 측면에서 많은 수요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청약시장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전용 84㎡ 선호현상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건설사들 역시 리스크를 줄이는 측면에서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84㎡ 단일 평형으로 구성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