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중 기자 입력 : 2022.07.02 00:45 ㅣ 수정 : 2022.07.02 06:56
민주노총, 사업장 다른 한국노총 SPL노조의 ‘간식재개’ 소식 두고 트위터에 수차례 조롱 글 올려 한국노총 SPL노조 윤홍식 위원장, 본지와의 통화서 “파리바게뜨지회 행태는 이해할 수 없어”비판 민노총 공으로 SPL이 간식빵을 먹게 됐다고 우기지만...사실은 코로나로 중단된 간식 재개 “오늘 허영인 회장 아들이 공장 시찰 와서 오늘만 준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는 조롱도 새빨간 거짓말 12명인 민노총 SPL지회가 1050명인 한노총 SPL노조를 무력화하려는 ‘흑색선전’?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SPC그룹에 대해 본사 정규직 대우, 부당노동행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이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이번에는 '노노갈등'을 자초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전혀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는 한국노총 SPL지회를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글을 SNS에 올리고 있다.
SPL지회는 최근 노사협의회를 통해 간식지급 재개 등의 근로조건 개선을 이뤄낸 사실을 소식지를 통해 알렸다. 그런데 파리바게뜨지회가 이 같은 SPL소식지 내용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연일 올리고 있는 것이다.
■ 민주노총 파리게뜨지회는 PB파트너즈 정직원 vs. 한국노총 SPL노조는 SPL 정직원 / PB파트너즈 근로자가 다른 사업장인 SPL근로자 비난하는 행태
파리바게뜨지회는 PB파트너즈의 민주노총 소속 노조이다. PB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들이 소속된 기업이다. 파라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자회사이다. SPC는 2018년 사회적 합의에 따라 협력사 비정규직이었던 가맹점 제빵기사들을 자회사인 PB파트너즈의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반면에 평택 소재 SPL은 SPC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이다. 평택공장에서는 3400여개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보낼 1차 반죽(휴면반죽)을 생산하기도 한다. SPL노조에는 평택공장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들도 가입해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와 한국노총 SPL노조는 사업장 자체가 다르다. 파리바게뜨지회의 사측은 파리크라상이고, SPL노조의 사측은 SPL이다. 파리바게뜨지회가 다른 사업장 노사합의 사항을 두고 '우리가 한 일'이라고 자화자찬을 하거나 SPL노조를 조롱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 "저렇게 버리듯 준 빵을 직원들이 맛있다고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고 너무 비참" 조롱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는 최근 트위터에 올린 ‘SPL 간식ㅋㅋㅋ’ 제목의 글에서 SPL노조의 노사합의사항을 전하는 소식지를 캡처해서 올렸다. 그리고 "민주노총이 공론화시켜 트친들의 관심을 바꿔냈더니 한국노총에서 마치 자기네가 한 것처럼 소식지를 붙였다고 한다...노사 쌍으로 직원을 기만하네. 왜 이렇게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SPL노조가 거짓말이나 일삼으면서 수치심도 모르는 노조라고 단언한 것이다.
파리바게뜨지회는 또 다른 트위터링에서는 SPL에서 간식으로 지급된 크림빵 사진을 올려놓고서 ‘조롱질’에 전념했다. “오늘 SPL에서 나온 간식빵이라고 합니다. 우유나 지급방법 등은 좀 더 개선되어야 할거 같긴 하지만...그래도 트친님들이 요구(?)하신 크림빵이 나와서 기쁜 마음으로 공유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오늘 허영인 회장 아들이 공장 시찰 와서 오늘만 준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ㅎ ”라고 적었다.
"샘플로 구운 빵을 비닐에다 버리듯이 막 담아서 휴게실에 갖다 뒀다고 한다. 저렇게 버리듯 준 빵을 직원들이 왠 빵이냐며 맛있다고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고 너무 비참하고 화가 나서 눈...”이라고 쓰기도 했다.
■ 한국노총 SPL노조 윤홍식 위원장, “우리가 간식재개 요구했는데, 회사측은 이미 5월에 재개 시스템 준비 중”
하지만 뉴스투데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 같은 논평은 상당 부분 ‘흑색선전’이거나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한국노총 SPL노조 윤홍식 위원장은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SPL노조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민주노총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SPL노사 합의사항을 자기들이 거둔 성과라고 주장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하지만 SPC그룹에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에 가입된 파리바게뜨지회, SPL지회, 던킨지회, 화물연대 SPC지회 등 4개 노조가 있고 이들이 SPC민주노조연대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SPL지회가 파리바게뜨지회에 우리 소식지를 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번에 간식이 지급된 게 민주노총의 공이라는 주장은 허위사실이다. 평택공장에서는 원래 간식으로 빵이 지급됐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작업장 등에서 취식이 금지되면서 간식이 중단된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급식 재개가 이뤄진 것이다.
윤 위원장은 “SPL노조가 코로나로 중단됐던 간식의 재개, 야유회비 집행이라는 2가지 요구사항을 사측에 제시했다”면서 “그 중 야유회비는 이미 집행이 완료됐고, 간식재개는 이미 회사 측이 5월에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트친들 덕에 SPL노조가 간식을 얻어먹게됐다는 파리바게뜨지회의 비방은 SPL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흑색선전’인 셈이다.
또 “직원들 사이에선 오늘 허영인 회장 아들이 공장 시찰 와서 오늘만 준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는 조롱도 새빨간 거짓말인 것이다. 파리바게뜨지회가 “휴게실에 버리듯이 빵을 갖다 뒀다”고 비난한 것도 SPL노조원들 입장에서 모욕적인 발언이다.
윤 위원장은 “과거에는 급식빵을 락커에 놓고 먹으라고 했는데 미관상 문제가 있어서 이번에 휴게실에 1인1빵을 비치하는 시스템으로 합의한 것”이라면서 “미관상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본질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파란색 비닐에 빵을 담아놓은 사례가 있었고, 이를 민주노총이 비위생적이라고 트윗에 선전한 적 있지만 실제로는 위생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식재개가 민주노총 공이라는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한국노총 SPL노조를 겨냥해 흑색선전을 펴는 목적은 무엇일까. 윤 위원장에 따르면, SPL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이 1050명이고 민주노총 소속이 12명에 불과하다. 절대 다수인 한국노총 SPL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