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대출채권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우려가 현실화됐다.
그간 메리츠화재는 고수익·고위험 투자로 불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확대하면서 큰 수익을 냈지만 늘어난 부동산PF 대출로 잠재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 나온 상황에서 연체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5일 한국신용평가 공시실에 게시된 손해보험사별 재무현황을 보면 메리츠화재 대출채권 연체율은 1.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0.0%보다 1.4%포인트 급등했다.
한국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연체율이 10% 정도 돼야 부실이라고 보는데 메리츠화재 경우 이보다 낮은 수치다"면서도"다른 보험사들 보다 이례적으로 올해만 높게 나와 대출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메리츠화재는 총자산 28조2310억원 중에서 24조9030억원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를 내역별로 살펴보면 △유가증권 15조2350억원 △대출 8조430억원 △부동산 9510억원 △현금·및 예치금 6740억원 등이다. 대출 잔액 가운데 대다수가 중소기업 대출로 몰려 있고 부동산 PF대출이 전체 운용자산에서 24% 수준으로 대출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대출 잔액 가운데 대부분이 기업대출인데 지난해 말과 올 1분기 기업대출이 늘었다"면서 "개인대출 중 중도금대출이 정부 규제로 줄어들고 기업대출 비중이 증가해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PF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해 대출을 취급하고 사업이 진행되면서 얻어지는 수익금으로 자금을 되돌려 받는 대출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채권 보다는 리스크가 크지만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인 현금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경기 침체 국면에선 부실 위험이 커지게 된다.
그간 메리츠화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강점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5조9755억원으로 2020인 4조4187억원 보다 35.2%(1조5568억원) 증가해 손보사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올해도 8조430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최근 들어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에 부동산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면서 부동산PF 대출규모가 증가한 만큼 대출채권 연체율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대출채권은 대출에 관련된 채권으로,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빌려준 돈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받을 권리가 있다. 대출채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연체가 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출채권의 연체율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PF 대출 관련 여신 감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간담회를 한 민간 전문가들도 “PF 대출 등 금융권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를 세심하게 관리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분기의 경우 일시적 이자 연체가 발생한데 따른 착시다"면서"담보가 확실한 토지와 건물에 대한 최우선순위 대출로 토지 평가만 2000억원이 넘어서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최근 하락하는 부동산 경기를 고려하여 내부적으로 신규투자에 대해 가이드를 보수적으로 적용해 의사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