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 화이자 과점시장의 '다크호스' 되나...코백스 '우선매수 청구권'이 변수
전 세계적 코로나 재확산세로 '1호 국산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 시장성 주목돼
BMGF・CEPI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34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저개발국가 보급 목적
SK바사 관계자, "CEPI와 스카이코비원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 지 아직 논의 안해"
신약개발 전문가, "모기업인 SK그룹의 이미지와 최태원 회장의 사회 공헌도 등을 평가해 CEPI등이 수천억원을 투자한 것"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을 보임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사')가 최근 상용화에 성공한 국산 코로나 백신 1호 ‘스카이코비원멀티주’(GBP510) 대한 수요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SK바사는 지난 3월 보건복지부와 10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 대한 공급계약을 이미 체결한 바 있고, 개발도상국 백신 보급과 선진국 판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으로 생산돼 영하 75도 안팎의 초저온 보관이 요구된다. 이에 비해 스카이코비원은 기존 백신제조법인 합성항원 방식을 채택해 mRNA 방식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고, 2∼8도의 냉장유통과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대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비교해도 2.93배 더 중화항체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SK바사가 화이자, 모더나가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백신시장에 '다크 호스'로 부상할 가능이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화이자, 글로벌 코로나 백신 시장은 지난 해 상반기 기준으로 화이자가 61%, 모더나 32%,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가 10% 미만 등의 점유율을 보였다.
스카이코비원의 백신시장 진출과 관련, 저개발국 백신보급용과 국내 접종용 중 어느쪽으로 먼저 사용될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생산된 스카이코비원 중 일부는 저개발국가에 보내지고 남은 물량은 국내 및 미국과 EU, 영국 등의 보건당국 허가 취득 후 공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CEPI와의 협의없이 보건복지부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SK바사 관계자는 6일 본지와 통화에서 “그간 코로나19 백신은 세계적으로 선구매 방식으로 이루어져 보건복지부와의 계약은 문제될 게 없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 긴급 사용 승인을 취득한 후 코백스 퍼실리티(코로나19 백신 공급 위한 다국적 공동체)의 방침에 따라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하 BMGF)은 저개발국가에 보급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에 360만달러(46억7460만원)를 후원했다. 또 지난해 초 ‘전염병예방백신연합’(이하 CEPI)은 2억6000만달러(3376억원)를 스카이코비원 개발비로 지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두 기관을 통해 총 3400억원 이상을 지원 받은 셈이다. CEPI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ㆍ이하 '코백스')를 통해 공평한 전세계 백신공급을 추구하고 있다.
CEPI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3376억원을 지원하면서 “전 세계에 안전하고 효율적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수억회 분이 전세계적으로 공평하게 할당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면서 “스카이코비원은 저비용으로 대규모로 제조될 가능성이 있고 저온 보관(냉장 보관 형태) 가능하도록 개발해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 사용하기 매우 적합한 백신”이라고 밝혔다.
CEPI는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투자하면서 '우선 매수 청구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SK바사와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 투자액중 CEPI의 투자비율만큼 스카이코비원 생산량을 제공받거나, 특정 수량을 제공받는 방식이다. CEPI는 아직 우선 매수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SK바사는 스카이코비원의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EUL) 등재가 이뤄지면, 코백스를 통해 백신 공급을 준비할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신약 개발 관련 전문가는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에 다국적 제약사들은 백신 개발이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투자에 인색한 모습이었다”면서 “과거 타미플루의 길리어드 제약사를 비롯해 최근 화이자까지 감염병 확산 대응을 위해 국가 기관 등의 지원을 받아 백신을 개발에 성공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저개발 국가 보급용 백신은 돈이 안되기 때문에 개발에 응하는 기업이 적었을 것”이라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제적으로보면 작은 기업이지만 모기업 기업 SK그룹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안전성과 총수(최태원 회장)의 사회 공헌도 등을 평가해 CEPI 등이 수천억원을 투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보건당국과 가장 먼저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백신 개발에 3376억원을 투자한 CEPI와의 계약 내용에 따라 국내 계약물량보다 코백스용 물량을 먼저 공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바사 관계자는 “아직 CEPI와 스카이코비원에 대해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 적 없다”면서 “예컨대 스카이코비원 100개를 생산한다면 그 중에 일부는 저개발국가에 보내는 것에 대해서만 합의했지만 정확한 수치에 대해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정점을 찍었을 당시 국내 보건당국이 백신을 수급하지 못해 여론으로 질타를 맞았다”면서 “현재 코로나19의 풍토병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다시 확산될 경우 국내 보건당국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선구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진국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이 현재 80%를 육박하고 있으며 추가접종율은 60% 내외인 상황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내 저개발국가의 경우 1일 확진자가 1만8000여명에 달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20%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신규확진자 수는 6일 0시 기준으로 1만9371명 늘어 지난 5월 25일(2만3945명) 이후 42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1843만3359명이다. 글로벌 추세도 비슷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0일부터 1주일 동안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428만 명 발생, 3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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