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 33조원대 CCUS 시장 공략 급물살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7.11 03:00 ㅣ 수정 : 2022.07.11 17:36
한국조선해양, 그룹 계열사와 함께 포괄적 CCUS 사업 추진 삼성중공업, 친환경 설비 전문기업 파나시아와 LNG추진선에 특화된 기술 개발 대우조선해양, 한국석유공사와 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 및 상용화 추진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인더스트리아크(industryarc)에 따르면 글로벌 CCUS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 253억달러(약 33조원)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외 유수 조선업체들이 관련 시장 선점에 눈독들이고 있다.
CCUS 산업에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압축하는 시설 구축,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선박 건조,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시설 구축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한국 대표 조선사 한국조선해양은 앞서 언급한 모든 사업을 그룹 계열사와 함께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산화탄소 운반선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 한국조선해양, 현대重그룹 계열사와 함께 CCUS 사업 전반 책임진다
한국조선해양은 그룹 계열사 현대오일뱅크 등과 협력해 다양한 CCUS 사업을 추진한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그리고 범(汎) 현대가인 현대글로비스는7만4000㎥ 급 이산화탄소 운반선에 대한 공동 개발을 추진키 위해 지난 6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세계 최초로 4만㎥ 급 이산화탄소 운반선을 설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 선박은 이산화탄소를 저장·운송함과 동시에 LNG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자료에 따르면 포집·압축된 이산화탄소는 이산화탄소 운반선을 거쳐 해상 이산화탄소 주입 플랫폼으로 전달된다.
이 주입 플랫폼 역시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노르웨이 선급 DNV로부터 기본승인(AiP)을 획득했다.
신기술의 안전성 및 적합성을 검증하는 선급으로부터 AiP를 획득했다는 것은 한국조선해양의 주입 플랫폼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임을 방증한다.
이산화탄소 주입 플랫폼은 육상에서 포집 및 고압 액화돼 운반선이나 파이프라인을 통해 해상으로 운송된 이산화탄소를 해저 지중(地中)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향후 이 기술을 활용해 오는 2025년 동해가스전에 연간 40만t 규모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저장한다는 목표다.
이뿐 아니라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을 담당하고 이를 활용해 건축·제지 소재를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의 오일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탈황석고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친환경 건축·제지 소재를 제조한다는 계획이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소재 제조에 나선겠다는 계획을 밝힌 기업은 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최초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삼성중공업,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역량 집중
삼성중공업은 조선 기자재 기업이자 친환경 설비 전문기업 파나시아(PANASIA)와 함께 ‘LNG추진선에 적용 가능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하고 올해 초 한국선급 KR로부터 AiP를 획득했다.
이 기술은 LNG추진선 엔진이나 발전기에서 연소하는 LNG 배기가스 가운데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다.
아직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선박은 LNG추진선이다. LNG추진선은 LNG를 연료로 사용해 기존 벙커C유(고유황유)를 연료로 사용하던 선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 적다. 다만 여전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를 개선하고자 LNG추진선에 최적화된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오는 2024년까지 LNG추진 선박에 최적화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스마트 출력 제한 시스템 ‘에스에스피엘(SSPL)’을 개발해 올해 하반기 관련 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SSPL 기술은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메인 엔진이나 엔진 축으로부터 엔진 출력을 계측해 효율적으로 제어·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SSPL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선박 에너지 효율 평가에 따른 엔진 출력 제한 설정 △데이터 자동 기록·저장 및 육상 전송 △선급 검사에 필요한 기술 리포트 생성 등을 동시에 이행할 수 있다.
완전한 친환경 선박이 개발될 때까지 수년간 LNG추진선이 친환경 선박 역할을 할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를 파악한 삼성중공업은 ‘LNG추진선에 적용 가능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과 SSPL 기술을 개발해 CCUS 사업에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월 한국석유공사와 ‘저탄소 수소·암모니아 및 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두 회사는 수소·암모니아 및 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을 추진하고 실제 운항에 필요한 경제성까지 분석해 상용화 기술을 갖출 계획이다.